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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감사위원 분리선출에 재계 울상이라는데…수상한 세 가지 ‘왜?’

조세금융신문, 2021.01.27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주요 기업 주주총회가 임박한 가운데 감사위원 분리선출 효과에 대한 갑론을박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상법 개정으로 올해 감사위원을 선출하는 상장사의 대주주들은 감사위원 선출 시 각 개별주주 당 지분율이 얼마건 간에 의결권은 3%만 행사할 수 있다.

 

이것이 감사위원 분리선출 제도다.

 

국회와 정부가 공정한 회사 운영을 위해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도를 시행한 가운데 의결권 침해라며 반대하는 대주주들과 찬성하면서도 우려하는 시장 전문가들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 첫 번째 ‘왜’, 대주주들은 왜 반대하나

 

재계에서는 외부 침략자본, 외국 스파이들 침투 우려 등을 이유로 감사위원 분리선출을 반대해왔다.

 

이러한 주장에는 ‘대주주 = 회사의 정당한 주인, 대주주 외 주주 = 외부인’이라는 뉘앙스가 담겨 있는데 전제가 완전히 잘못된 주장이다.

 

우리 상법만이 아니라 전 세계 상법에서는 대주주든 대주주 외 다른 주주든 모두가 회사의 정당한 주인으로 인정한다.

 

다른 것은 보유한 지분에 따라 각자 의결권의 양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런데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는 대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한다. 회사 지분을 50%를 가져도 감사위원을 뽑을 때는 3%의 의결권만 쓸 수 없다.

 

대주주들이 자기 마음에 드는 감사위원을 뽑기 어렵게 되는 셈이다.

 

‘대주주가 자기 마음대로 감사위원을 뽑기 어렵다, 정당한 의결권의 침해, 대주주만이 정당한 주인이란 인식.’ 이것이 첫 번째 ‘왜’의 답이다.

 

 

◇ 두 번째 왜, 감사위원은 왜 필요한가

 

주인에는 좋은 주인, 나쁜 주인이 있다.

 

좋은 주인은 합법적으로 사업을 잘해 회사를 크게 만든다.

 

나쁜 주인은 회사 재산을 훔치거나(횡령), 주식의 상속증여를 위해 회삿돈으로 뇌물을 바치거나(특정경제범죄), 특정 주주의 이득을 위해 탈세를 하거나(탈세범), 특정 주주 일가에게 과도하게 이익을 몰아주는 식(사익편취)이다.

 

거짓으로 성과를 부풀리거나 알짜 사업을 팔고 성과급 잔치를 하기도 한다.

 

좋은 주인이나 나쁜 주인이 되려면 회사에 지배력을 끼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기업범죄는 대주주나 경영진의 손 위에서 벌어지고 소액주주는 불가능하다.

 

이러한 범법행위를 감시하는 사람 중 하나가 감사위원이다.

 

감사위원은 회사 장부를 감시하는 회계감독관이다.

 

사업을 잘하고 못하고는 감사위원의 관심거리가 아니다.

 

감사위원은 회삿돈을 빼돌려 횡령하거나, 대주주의 탈세를 위해 회삿돈이 움직이거나, 아니면 회계장부를 조작해 성과를 축소, 또는 과다포장하는 등 회계와 관련한 조작행위를 살핀다.

 

그래야 투자자들이 회사 장부의 정직성을 믿고 투자할 수 있다.

 

국내 주요 대주주 일가들은 소수결을 이용해 적은 지분에도 자신의 마음에 맞는 감사위원을 뽑아왔다.

 

이 자체만을 두고 비판하거나 불법적인 행위라고는 할 수 없다. 선한 대주주가 좋은 감독관을 둘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주주가 나쁘다면 회계감독관은 제대로 감시역할을 할 수 없다. 주인의 말을 듣지 않으면 내쫓기고 밥줄이 끊기기 때문이다.

 

 

◇ 세 번째 왜, 감사위원 분리선출은 왜 필요한가

 

감사위원 분리선출은 대주주의 감사위원 선출을 정면으로 겨냥하는 제도다.

 

원칙적으로 주주총회는 다수결 체제다. 전체 의결권(주식)이 100표가 있을 경우 51표를 얻어야 안건을 통과시킬 수 있다.

 

그러나 주주총회 다수결은 의결에 참여한 표만 유효표로 친다.

 

의결에 참여하는 표수가 50표인 경우에는 26표, 25표가 참여하면 13표만 확보하면 안건 통과가 가능하다.

 

대주주 일가가 13표를 확보 못해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계열사가 부족한 만큼 표(지분율)을 확보하게 하고 그 계열사를 통해 우회지배하면 되기 때문이다.

 

대주주들은 막강한 지배력을 동원해 우호지분은 빠짐없이 주총에 참석시키면서도 그 외의 주주들의 참여를 제한해왔다.

 

대기업 주요 계열사들이 주주총회를 같은 날 10~20분 단위로 좁혀 잡거나 현장에 참여해야만 의결권을 인정하는 것 등이 그런 것이다.

 

기업들은 개별 일정을 짜다보니 어쩔 수 없다는 해명을 내놓고 있고, 일부 그러한 부분이 인정될 수도 있다.

 

하지만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일부 회사들을 제외하고, 매년 이러한 현상과 변명이 반복되는 점을 볼 때 개선의사가 뚜렷이 느껴진다고 보기 어렵다.

 

게다가 겉으로는 회사 내부에 공정한 통제제도를 구축한 것 같지만, 대부분의 대주주일가 회장 상당수가 횡령 범죄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전과자다.

 

그러다 보니 정부여당에서는 최소한 감사위원만이라도 대주주보다 다수 주주의 의사를 반영하는 인물을 선출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려 하고 있다. 이것이 감사위원 분리선출 제도의 의의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2013년 12월 발간된 정기발간물 제71호에서 신창균 한국거래소 부장은 ‘감사위원의 분리선출 논란과 그 위상’을 통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감사가) 기업의 부정에 대한 감시감독을 열심히 수행하려 해도 인해 자신의 입지나 임기 이후의 문제 등 여러 이유로 대주주나 경영진의 눈치를 안 볼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분명한 것은 감사위원의 별도 분리선출을 비롯한 기타 일부 개정안의 내용이 왜 강력하게 추진되었는지에 대한 배경을 재계나 대규모 상장회사의 오너들이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대주주) 자신에게 우호적인 사외이사 및 거수기에 불과한 사외이사의 등용, 감독기능보다는 기업과의 유착을 의심케 하는 특정 사외이사의 장기 연임, 정부 등 감독당국에 대한 로비 목적의 사외이사의 기용, 재벌 친인척에게 편법적인 부의 증여 수단으로 계열사에 대한 과다한 일감몰아주기 등 대규모 상장회사들의 오너의 전횡에 대한 폐해를 막고자 하는 의도가 규제강화 저변에 자리 잡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 찬성 측 ‘효과는 제한적’

 

반대 측에서는 대주주의 영향력 축소 폭이 지나치게 심각하다고 보고 있지만, 찬성 측에서는 대주주들의 꼼수를 우려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27일 ‘감사위원 분리선출 제도 도입의 효과와 분리선출 감사위원 추천 대상회사 분석’ 보고서를 통해 감사위원 선출에 있어 대주주 영향력이 뚜렷하게 줄어들지만, 그 폭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정관을 바꾸어 분리선출 대상인 감사위원은 단 1명만으로 제한하거나 올해 교체 대상인 감사위원이 없을 경우 정관상 이사 수를 현재 인원으로 제한해 다음 감사위원 교체시기까지 버티는 등의 수법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3%룰에 맞춰 자녀나 배우자에게 지분을 증여, 양도하는 등 쪼개기 보유를 할 가능성도 크다고 전했다.

 

이총희 경제개혁연대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경우 대주주 일가 등의 의결권 합은 21.2%이며, 감사위원 분리선출제 하에서는 의결권이 15% 정도로 줄어든다”라면서 “이미 대주주들은 지분율 상 압도적인 열세에서도 회사를 좌지우지해온 만큼 감사위원 분리선출에 있어서도 그 지배력이 상실되거나 크게 위축되었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정한 감사위원을 선출하려면 대주주를 위한 감사위원이 아닌 다수 주주를 위한 감사위원을 뽑을 필요가 있다”라며 “이번 주주총회에 감사위원을 교체한다면, 주주들이 공정한 후보를 경영진 측에 적극 추천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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