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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은 ‘10년’

류창현,감병욱, 2022.11.10
1. 이 사건의 사실관계
  • 가. 원고는 제주시에 있는 이 사건 빌라를 매수한 뒤 2014.2.24.경 소외인에게 이 사건 빌라를 임대하면서 운영과 관련된 업무를 위임하였다.

  • 나. 소외인은 2015.5.경 세무사인 피고에게 이 사건 빌라를 포함하여 소외인이 숙박업을 운영하는 빌라 6채에 관한 세금신고업무를 위임하였다.

  • 다. 피고는 원고를 위하여 2015.5.31. 2014년 종합소득세, 2015.7.21. 2015년 상반기 부가가치세, 2016.1.22. 2015년 하반기 부가가치세, 2016.5.26. 2015년 종합소득세, 2016.7.21. 2016년 상반기 부가가치세, 2016.8.25. 2016년 하반기 부가가치세, 2016.9.27. 이 사건 빌라의 양도소득세, 2017.5. 26. 2016년 종합소득세를 각 신고하였다.

  • 라. 피고는 2019.12.17. 수원지방법원 용인시법원 2019차전7498호로 원고에 대하여 위와 같이 수행한 세무대리 업무에 대한 용역비 4,290,000원의 지급을 구하는 지급명령을 신청하였고, 피고의 청구를 인용하는 지급명령이 내려져 2020.1.7. 확정되었다.

  • 마. 원고는 위 지급명령 정본에 기한 강제집행 불허를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2. 이 사건의 쟁점 및 관련 법령
가. 이 사건의 쟁점
원고는, 피고의 원고에 대한 위 지급명령 정본에 기한 강제집행에 대하여, “피고의 원고에 대한 세무대리 업무로 인한 용역비 채권이 이미 시효완성으로 소멸하였으므로 위 강제집행은 불허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하며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결국, 이 사건에서는 세무사인 피고의 원고에 대한 용역비 채권, 즉 ‘세무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이 ① 민법 제163조 제5호의 ‘변호사 등의 직무에 관한 채권’에 해당하여 단기 소멸시효 3년이 적용되는지, ② 상법 제64조의 ‘상사채권’에 해당하여 5년이 적용되는지, ③ 민법 제162조의 ‘일반 민사채권’에 해당하여 10년이 적용되는지가 문제된다.
나. 관련 법령
(1) 민법

제162조 【채권, 재산권의 소멸시효】
  • 채권은 10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
  • 채권 및 소유권 이외의 재산권은 20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
제163조 【3년의 단기소멸시효】
다음 각 호의 채권은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
  • 1. 이자, 부양료, 급료, 사용료 기타 1년 이내의 기간으로 정한 금전 또는 물건의 지급을 목적으로 한 채권
  • 2. 의사, 조산사, 간호사 및 약사의 치료, 근로 및 조제에 관한 채권
  • 3. 도급받은 자, 기사 기타 공사의 설계 또는 감독에 종사하는 자의 공사에 관한 채권
  • 4. 변호사, 변리사, 공증인, 공인회계사 및 법무사에 대한 직무상 보관한 서류의 반환을 청구하는 채권
  • 5. 변호사, 변리사, 공증인, 공인회계사 및 법무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
  • 6. 생산자 및 상인이 판매한 생산물 및 상품의 대가
  • 7. 수공업자 및 제조자의 업무에 관한 채권

(2) 상 법

제64조 【상사시효】
상행위로 인한 채권은 본법에 다른 규정이 없는 때에는 5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 그러나 다른 법령에 이보다 단기의 시효의 규정이 있는 때에는 그 규정에 의한다.
3. 대상판결의 요지[(대법원2021다311111, 2022.8.25.) 판결]
가. 원심의 판단 - 3년, 민법 제163조 제5호(변호사 등의 직무에 관한 채권) 유추적용
원심은, 민법 제163조 제5호에서 세무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을 3년의 단기 소멸시효가 적용되는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세무사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변호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이 3년인 것과의 균형상 세무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의 소멸시효기간도 민법 제163조 제5호를 유추적용하여 3년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한 뒤, 피고의 위 용역비 채권 중 2017.5.26. 신고한 2016년 종합소득세 관련 채권을 제외한 나머지 채권에 대하여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판단하였다.
나. 대법원의 판단 - 10년, 민법 제162조(일반 민사채권) 적용
  • 1) 민법은 1958.2.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되면서 제163조를 두어 3년의 단기 소멸시효가 적용되는 채권을 규정하였고, 그중 제5호에서는 ‘변호사, 변리사, 공증인, 계리사 및 사법서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을 규정하였다. 그 후 민법이 1997.12.13. 법률 제5431호로 개정되면서 계리사를 공인회계사로, 사법서사를 법무사로 법령에 맞게 용어를 바꾸었을 뿐 그 내용의 변경은 없었다. 한편 세무사 제도는 민법 제정 이후인 1961.9.9. 법률 제712호로 세무사법이 제정되면서 마련되었다.

    이러한 법령의 제ㆍ개정 경과 및 단기 소멸시효를 규정하고 있는 취지에다가 ‘직무에 관한 채권’은 직무의 내용이 아닌 직무를 수행하는 주체의 관점에서 보아야 하는 점, 민법 제163조 제5호에서 정하고 있는 자격사 외의 다른 자격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에도 단기 소멸시효 규정이 유추적용된다고 해석한다면 어떤 채권이 그 적용대상이 되는지 불명확하게 되어 법적 안정성을 해하게 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민법 제163조 제5호에서 정하고 있는 ‘변호사, 변리사, 공증인, 공인회계사 및 법무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에만 3년의 단기 소멸시효가 적용되고, 세무사와 같이 그들의 직무와 유사한 직무를 수행하는 다른 자격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에 대하여는 민법 제163조 제5호가 유추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

  • 2) 세무사제도를 확립하여 세무행정의 원활한 수행과 납세의무의 적정한 이행도모를 목적으로 하는 세무사법은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다. 세무사는 공공성을 지닌 세무전문가로서 납세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납세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하는 데에 이바지하는 것을 사명으로 한다(제1조의 2). 누구든지 세무사나 그 사무직원, 세무법인이나 그 사원ㆍ직원에게 세무대리를 소개ㆍ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요구하여서는 아니 된다(제2조의 2), 세무사는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사람만이 세무사의 자격이 있다(제3조 제1호). 세무사는 세무대리를 시작하려면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하여야 한다(제6조 제1항). 세무사와 세무사였던 사람 또는 그 사무직원과 사무직원이었던 사람은 다른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제11조). 세무사는 그 외에도 성실의무, 탈세 상담 등의 금지의무, 명의 대여 등의 금지의무, 금품 제공 등의 금지의무, 계쟁권리의 양수 금지의무, 공무원 겸임 또는 영리 업무 종사 금지의무를 부담한다(제12조, 제12조의 2, 제12조의 3, 제12조의 4, 제15조, 제16조).

    이와 같이 세무사의 직무에 관하여 고도의 공공성과 윤리성을 강조하고 있는 세무사법의 여러 규정에 비추어 보면, 개별 사안에 따라 전문적인 세무지식을 활용하여 직무를 수행하는 세무사의 활동은 간이ㆍ신속하고 외관을 중시하는 정형적인 영업활동, 자유로운 광고ㆍ선전을 통한 영업의 활성화 도모, 인적ㆍ물적 영업기반의 자유로운 확충을 통한 최대한의 효율적인 영리 추구 허용 등을 특징으로 하는 상인의 영업활동과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 그리고 세무사의 직무와 관련하여 형성된 법률관계에 대하여는 상인의 영업활동 및 그로 인해 형성된 법률관계와 동일하게 상법을 적용하여야 할 특별한 사회경제적 필요 내지 요청이 있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세무사를 상법 제4조 또는 제5조 제1항이 규정하는 상인이라고 볼 수 없고, 세무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이 상사채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세무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에 대하여는 민법 제162조 제1항에 따라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

  • 3) 앞서 본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의 용역비 채권은 2015.5.31.부터 2017.5. 26.까지 발생한 채권으로 이 사건 지급명령을 신청한 2019.12.17.로부터 역산하여 10년이 지나지 않았으므로, 채권 전부에 대하여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보아야 한다.

  • 4)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지급명령을 신청한 때로부터 역산하여 3년이 지난 피고의 용역비 채권에 대하여 민법 제163조 제5호를 유추적용하여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민법 제163조 제5호의 해석 및 세무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의 소멸시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대상판결에 대한 평석
가. 세무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에 ‘상법 제64조의 소멸시효 5년’이 적용되는지 여부
대법원은 ‘전문자격사가 상법상 의제상인에 해당하는지’ 또는 ‘전문자격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이 상법상 상사채권에 해당하는지’ 등 전문자격사에 대하여 상법상 규정이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① 각 전문자격사에 관한 개별 법령의 규정이 전문자격사의 영리추구 활동을 제한하고 고도의 공공성과 윤리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 ② 전문자격사의 활동은 간이ㆍ신속하며 외관을 중시하는 정형적인 영업활동을 벌이고 자유로운 광고ㆍ선전활동을 통하여 영업의 활성화를 도모하며, 인적ㆍ물적 영업기반을 자유로이 확충하여 효율적인 방법으로 최대한의 영리를 추구하는 것이 허용되는 상인의 영업활동과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점, ③ 전문자격사의 직무 관련 활동과 그로 인하여 형성된 법률관계에 대하여 상인의 영업활동 및 그로 인하여 형성된 법률관계와 동일하게 상법을 적용하지 않으면 아니 될 특별한 사회ㆍ경제적 필요 내지 요청이 있다고 볼 수도 없다는 점 등에 비추어, 전문자격사는 상법 제5조 제1항이 규정하는 의제상인이라 볼 수 없고, 전문자격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은 상사채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대법원2006마334, 2007.7.26.) 결정, (대법원2007마996, 2008.6.26.) 결정 등].

이 사건의 경우에도 대법원은 종전 입장과 동일하게, 전문자격사인 세무사는 상법상 의제상인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세무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에 상법 제64조의 소멸시효 5년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나. 세무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에 ‘민법 제163조 제5호의 단기 소멸시효 3년’이 적용되는지 여부
법원은 민법상 단기 소멸시효제도의 입법취지에 대하여, 소멸시효제도의 존재이유는 장기간 계속된 사실상태를 바탕으로 형성된 법률관계를 존중함으로써 법적 안정성을 보호하고, 과거사실의 증명 곤란으로 인한 이중변제의 위험으로부터 채무자를 구제하며, 채권자의 장기간 권리 불행사에 대한 채무자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함이고, 채권자가 단기간에 채권을 회수할 필요성이 있거나, 채무자가 단기간 내에 청구를 받지 않은 것이 곧 자신이 면책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믿을 만한 사정이 있는 등 법률관계를 장기간 불확정하게 두지 않고 조기에 확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 입법자는 다양한 단기 소멸시효기간을 두어 법적 안정성을 도모할 수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헌재2018헌바153, 2022.5.26.) 전원재판부 결정].

이에 따라 민법 제163조는 전문자격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에 대하여, 제2호에서 의사, 조산사, 간호사 및 약사의 치료, 근로 및 조제에 관한 채권, 제5호에서 변호사, 변리사, 공증인, 공인회계사 및 법무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에 3년의 단기 소멸시효기간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세무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에 대하여는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이 사건의 경우, 앞서 변호사, 의사 등의 전문자격사는 상법상 의제상인에 해당하지 않고, 전문자격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은 상법상 상사채권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의 판단 이유에 비추어 보면, 세무사 역시 변호사 등과 마찬가지로 전문자격사로서 상법상 의제상인에 해당하지 않고, 세무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은 상법상 상사채권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없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세무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 역시 비록 민법 제163조 제5호에 명문의 규정은 없다고 하더라도 변호사 등의 직무에 관한 채권과의 균형상 해당 규정을 유추적용하여 3년의 단기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된다고 해석할 여지도 있어 보인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민법 제163조 제5호에서 ‘세무사’를 명문으로 열거하고 있지 않은 이상, 세무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에 대하여는 해당 규정을 적용할 수 없고, 결국 민법 제162조의 일반 민사채권에 해당하여 10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생각건대, 대상판결이 전문자격사 중 민법 제163조 제5호에서 열거된 전문자격사와 열거되어 있지 않은 전문자격사의 각 직무에 관한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을 달리 판단하고 있는 것은 양 전문자격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의 성질이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본 것 때문이 아니라, 열거되어 있지 않은 전문자격사에 대하여도 해당 규정을 유추적용된다고 해석한다면 그 유추적용되는 전문자격사의 범위, 직무의 내용 등 그 적용대상이 불명확하게 되어 법적 안정성을 심하게 해칠 우려가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다. 대상판결의 의의
대상판결은 “전문자격사는 상법 제5조 제1항의 의제상인이라 볼 수 없고, 전문자격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은 상사채권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상법 제64조의 5년의 소멸시효기간을 적용할 수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나아가 “민법 제163조 제5호에서 명문으로 열거하고 있지 않은 전문자격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에 대하여는 3년의 단기 소멸시효기간을 적용할 수 없고, 민법 제162조의 일반 민사채권에 대한 10년의 소멸시효기간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처음으로 밝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생각건대, 대상판결의 결론은 법적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서 일견 타당해 보인다. 다만 민법 제163조 제5호에서 열거된 전문자격사와 열거되지 않은 전문자격사 사이에 본질적인 차이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양 전문자격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을 달리 볼 이유는 없다고 할 것이므로, 이는 입법을 통하여 소멸시효기간을 일치시키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 생각된다. 또한 앞서 살펴본 단기 소멸시효제도의 입법취지는 소송기술 및 입증자료 보관방법의 발달 등에 비추어 현재 상황에는 맞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 그 밖에 전문자격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과 일반 민사채권을 달리 보아야 하는 특별한 이유도 없다고 보이는바, 전문자격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 역시 단기 소멸시효기간이 아니라 일반 민사채권으로서 일괄적으로 10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되도록 입법을 통하여 정리하는 것이 보다 타당할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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