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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계결정방법, 납세의무자는 선택하지 못하나?
안창남, 2020.09.01
「소득세법」상 납세의무자의 소득금액을 결정하는 방법은 장부나 그 밖의 증명서류를 근거로 산출하는 것이 원칙이고 불가피한 경우 추계결정방법이 인정된다. 추계결정방법 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은 기준경비율과 단순경비율을 적용하는 것이다(소득세법 시행령 제143조 제3항).
문제는 추계결정방법으로 구한 소득금액이 확정력이 없고 변경가능성이 높아서 납세의무자의 세금부담 예측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과세관청은 종합소득세 신고기간 중 납세의무자에게 추계결정방법(기준경비율, 단순경비율)을 이용한 신고를 권장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신고 후에 과세관청이 수집한 과세정보를 이용하여, 수입금액 등에 변경이 없는 경우에도, 필요경비를 재산정하여 경정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당초 신고 시 납세의무자에게 과세관청이 가지고 있는 과세정보를 공유하여 그 정보대로 신고하라고 하면 될 일 아닌가. 무엇 때문에 과세관청은 같은 일을 두세 번 씩이나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과세관청은 소득세 납세의무자가 과세표준확정신고를 하지 아니한 경우 해당 과세기간의 과세표준과 세액을 결정하며(소득세법 제60조 제1항), 그 신고를 하였더라도 탈루 또는 오류가 있는 경우 등 법령이 정하는 사유가 있을 때에는 경정한다(같은 조 제2항). 이와 같은 결정이나 경정은 장부나 그 밖의 증명서류를 근거로 하되(같은 조 제3항), 이를 가지고 소득금액을 계산할 수 없는 경우에는「추계결정」할 수 있고(같은 항 단서), 이 결정에 탈루 또는 오류가 있는 경우에는 다시 경정할 수 있다(같은 조 제4항).
문리적으로만 위 경정조항을 해석하면, 과세관청은 기준경비율 등의 방법으로 추계결정을 한 뒤, 그 결정에 오류가 있다는 이유로 다시 경정할 수 있는 여지는 있다. 조세심판원이나(조심 2009중2840, 2010.8.18.) 사법부도 (대구고법 2013누1813, 2014.9.19.) 이에 기초하여 판단하고 있다고 본다.
이때‘오류가 있다는 의미’는 과세관청이 수집한 필요경비에 대한 과세정보(A)를 근거로 하여, A가 추계결정방법상 필요경비(B)보다 적을 경우, A를 기초로 경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과세관청이 손해가 나는 경우, 즉 A가 B보다 적을 경우, 과세관청은 감액경정을 하지 않을 것이다.
반면, 납세의무자에게도 반전의 기회는 주어진다. 납세의무자가 추계결정방식으로 신고한 뒤, 추가적으로 그 방식에 따른 필요경비 인정액(A)보다 더 많은 필요경비(B)가 발생하였다면, 그 차액(B—A)은 추가로 경비로서 인정받을 수 있다.
조세심판원은 양도소득계산 시 양도가액에서 취득가액 및 기준경비율을 적용한 비용만을 차감하여 소득금액을 산정한 처분에 대해 청구인의 쟁점부동산의 취득ㆍ개발 등을 위하여 지출한 비용 등을 필요경비로 전혀 인정하지 아니한 것은 위법하다고 한다(조심 2020중1700, 2020.7.16.). 그러나 납세의무자가 가지고 있는 과세정보는 극히 제한적이다. 재판과정에서 얻어지는 정도가 아닐까 한다.
결국 과세관청과 납세의무자가 이용할 수 있는 과세정보가 비대칭적이어서, 과세관청이 납세의무자에게 추계결정방법으로 신고하라고 해놓고선 나중에 ‘뒤통수’를 친다는 불만이 나온다.
추계결정을 현재와 같이 운용한다면, 과세관청은 자체적으로 수집한 과세정보에 따라 언제든지 실질과세로 전환할 수 있는 반면, 납세의무자는 추계로 신고한 필요경비보다 많은 금액이 있다고 해도 이를 일일이 찾아서 경정청구 등을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다.
소득세는 납세의무자의 신고에 따라 납세의무가 확정된다. 그 신고를 과세관청이 지정하는 추계결정방법에 따라 한 경우, 수입금액의 누락 등이 추가적으로 발견된 경우 등과 같은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는 한 이에 대한 확정력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따라 과세관청이 수입한 과세정보는 무궁무진하다. 총수입금액은 물론 이에 대응하는 필요경비의 상당부분은 이미 확보하고 있을 것이다. 과세관청이 납세의무자의 소득세 검증에 이를 언제든지 들이댈 수 있다면, 추계결정방법은 무의미하다.
그럴 요량이라면, 아예 종합소득세 신고 시 과세관청이 확보한 정보를 공유하여 납세의무자로 하여금 과세관청의 의도에 따라 신고하도록 하는 게 순리다. 뭐 하러 추계결정방법을 친절하게 안내하며 납세의무자로 하여금 그토록 애를 쓰게 하는 것인가.
장부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영세사업자에 대해서는 과세관청의 안내에 따라 추계결정방법으로 신고한 경우 이를 그대로 인정하여 납세의무를 확정시킬 필요가 있다. 아니면 과세관청이 상정하고 있는 소득금액(과세관청이 보유하는 과세정보상 총수입금액에서 필요경비를 공제한 금액)과 추계결정방법 두 가지를 공유하여 납세의무자로 하여금 선택하게 한 금액으로 납세의무가 확정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렇게 함으로써 조세마찰 감소와 납세순응비용을 줄이는 것은 덤으로 따라온다.
문제는 추계결정방법으로 구한 소득금액이 확정력이 없고 변경가능성이 높아서 납세의무자의 세금부담 예측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과세관청은 종합소득세 신고기간 중 납세의무자에게 추계결정방법(기준경비율, 단순경비율)을 이용한 신고를 권장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신고 후에 과세관청이 수집한 과세정보를 이용하여, 수입금액 등에 변경이 없는 경우에도, 필요경비를 재산정하여 경정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당초 신고 시 납세의무자에게 과세관청이 가지고 있는 과세정보를 공유하여 그 정보대로 신고하라고 하면 될 일 아닌가. 무엇 때문에 과세관청은 같은 일을 두세 번 씩이나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과세관청은 소득세 납세의무자가 과세표준확정신고를 하지 아니한 경우 해당 과세기간의 과세표준과 세액을 결정하며(소득세법 제60조 제1항), 그 신고를 하였더라도 탈루 또는 오류가 있는 경우 등 법령이 정하는 사유가 있을 때에는 경정한다(같은 조 제2항). 이와 같은 결정이나 경정은 장부나 그 밖의 증명서류를 근거로 하되(같은 조 제3항), 이를 가지고 소득금액을 계산할 수 없는 경우에는「추계결정」할 수 있고(같은 항 단서), 이 결정에 탈루 또는 오류가 있는 경우에는 다시 경정할 수 있다(같은 조 제4항).
문리적으로만 위 경정조항을 해석하면, 과세관청은 기준경비율 등의 방법으로 추계결정을 한 뒤, 그 결정에 오류가 있다는 이유로 다시 경정할 수 있는 여지는 있다. 조세심판원이나(조심 2009중2840, 2010.8.18.) 사법부도 (대구고법 2013누1813, 2014.9.19.) 이에 기초하여 판단하고 있다고 본다.
이때‘오류가 있다는 의미’는 과세관청이 수집한 필요경비에 대한 과세정보(A)를 근거로 하여, A가 추계결정방법상 필요경비(B)보다 적을 경우, A를 기초로 경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과세관청이 손해가 나는 경우, 즉 A가 B보다 적을 경우, 과세관청은 감액경정을 하지 않을 것이다.
반면, 납세의무자에게도 반전의 기회는 주어진다. 납세의무자가 추계결정방식으로 신고한 뒤, 추가적으로 그 방식에 따른 필요경비 인정액(A)보다 더 많은 필요경비(B)가 발생하였다면, 그 차액(B—A)은 추가로 경비로서 인정받을 수 있다.
조세심판원은 양도소득계산 시 양도가액에서 취득가액 및 기준경비율을 적용한 비용만을 차감하여 소득금액을 산정한 처분에 대해 청구인의 쟁점부동산의 취득ㆍ개발 등을 위하여 지출한 비용 등을 필요경비로 전혀 인정하지 아니한 것은 위법하다고 한다(조심 2020중1700, 2020.7.16.). 그러나 납세의무자가 가지고 있는 과세정보는 극히 제한적이다. 재판과정에서 얻어지는 정도가 아닐까 한다.
결국 과세관청과 납세의무자가 이용할 수 있는 과세정보가 비대칭적이어서, 과세관청이 납세의무자에게 추계결정방법으로 신고하라고 해놓고선 나중에 ‘뒤통수’를 친다는 불만이 나온다.
추계결정을 현재와 같이 운용한다면, 과세관청은 자체적으로 수집한 과세정보에 따라 언제든지 실질과세로 전환할 수 있는 반면, 납세의무자는 추계로 신고한 필요경비보다 많은 금액이 있다고 해도 이를 일일이 찾아서 경정청구 등을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다.
소득세는 납세의무자의 신고에 따라 납세의무가 확정된다. 그 신고를 과세관청이 지정하는 추계결정방법에 따라 한 경우, 수입금액의 누락 등이 추가적으로 발견된 경우 등과 같은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는 한 이에 대한 확정력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따라 과세관청이 수입한 과세정보는 무궁무진하다. 총수입금액은 물론 이에 대응하는 필요경비의 상당부분은 이미 확보하고 있을 것이다. 과세관청이 납세의무자의 소득세 검증에 이를 언제든지 들이댈 수 있다면, 추계결정방법은 무의미하다.
그럴 요량이라면, 아예 종합소득세 신고 시 과세관청이 확보한 정보를 공유하여 납세의무자로 하여금 과세관청의 의도에 따라 신고하도록 하는 게 순리다. 뭐 하러 추계결정방법을 친절하게 안내하며 납세의무자로 하여금 그토록 애를 쓰게 하는 것인가.
장부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영세사업자에 대해서는 과세관청의 안내에 따라 추계결정방법으로 신고한 경우 이를 그대로 인정하여 납세의무를 확정시킬 필요가 있다. 아니면 과세관청이 상정하고 있는 소득금액(과세관청이 보유하는 과세정보상 총수입금액에서 필요경비를 공제한 금액)과 추계결정방법 두 가지를 공유하여 납세의무자로 하여금 선택하게 한 금액으로 납세의무가 확정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렇게 함으로써 조세마찰 감소와 납세순응비용을 줄이는 것은 덤으로 따라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