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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제표상, ‘자산’ 이렇게 읽어보자(2)

김범석, 2020.07.01
지난 달에 이야기한 재무상태표의 구조를 살펴보면 회사에서 부채나 자본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운용한 결과가 자산이다. 그래서 어떤 자산을 취득하여 운영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면 회사의 현재와 미래의 전략적인 운영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따라서 재무상태표상 자산항목을 하나하나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회계에서는 사용 목적에 따라 다양한 항목으로 재무정보를 분류하여 표기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를 ‘계정과목’이라고 한다. 동일한 유형의 자산이라고 해도 사용 목적에 따라 계정과목을 다르게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계정과목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한다.
가령 토지를 구입했다고 해서 모든 토지가 다 ‘유형자산’이라는 계정과목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 토지를 구입했다면 ‘투자부동산’으로 분류되고, 분양회사에서 매매목적으로 구입하였다면 ‘재고자산’으로 분류될 수 있다. 즉, 회계에서는 자산의 이름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목적1)으로 구입하였느냐에 따라 계정과목을 달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칼럼과 다음 칼럼을 통해 자산의 계정과목 하나하나에 대해서 주요 내용과 주의할 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현금이냐 아니냐 : 현금 및 현금성 자산 vs. 금융상품
실제 일상생활에서 현금이 가장 중요한데, 현금이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유동성에 있다. 현금만 가지고 있으면 투자기회가 생겼을 때 바로 투자할 수도 있고,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를 갚아야 하는 등 불확실성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계에서는 단순히 손 안에 쥔 현금만 현금으로 보지 않는다. 단기간에 충분히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도 현금으로 보는데, 이를 ‘현금 및 현금성 자산’ 이라고 하며, 단기간이라는 의미는 3개월 이내에 현금화할 수 있는 타인발생당좌수표, 자기앞수표, 우편환증서 같은 통화대용증권뿐만 아니라 보통예금, MMF, CMA 등의 금융상품도 포함된다.
다만, 금융상품일지라도 거래 조건에 따라 3개월 이내에 자유로운 입출금이 어려운 정기적금 및 정기예금 등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아니라 금융상품으로 분류하고 있다. 또한 계약조건이 1년을 초과하는 금융상품은 ‘장기금융상품’이라는 비유동자산 항목으로 별도로 분류하고 있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너무 많이 보유하는 것은 고민해 볼 만한 사항이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그 자체로는 어떠한 수익도 발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많은 회사는 안정성 측면에서는 좋겠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좋은 회사라고만 볼 수는 없다.
매출에 도움이 되는 비용 : 재고자산
재고자산은 논란이 많은 자산이다. 경제신문을 읽다 보면 ‘재고자산은 낭비’라는 기사를 자주 접하게 되는데, 일부 기사에서는 재고를 ‘비용’으로 간주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 재고자산은 팔리게 되면 ‘매출원가’라는 비용으로 인식되고, 팔리지 않고 남아 있는 재고에 한해서 자산으로 인식된다.
다만, 재고자산이 비용화되는 또 다른 방식으로 ‘진부화’가 있다. ‘진부화’란 재고자산이 오래되거나 손상되어 가치가 하락하는 경우를 의미하는데, 재고자산의 가치가 하락하는 경우에 회계에서는 이를 ‘재고자산평가손실’이라는 비용으로 인식하도록 되어 있다. 일반적인 재고자산은 매출이 발생함과 동시에 ‘매출원가’로 비용화되는 반면에 ‘재고자산평가손실2)’은 매출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비용화된다. 그리고 진부화가 발생하는 대부분의 이유는 재고를 과다하게 보유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고는 ‘자산’으로 분류되지만 진부화에 따라 비용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기업에서는 ‘적정재고관리3)’에 유의해야 한다. 2) 재고자산 금액에 대한 표기법은 총액법에 따른다. 만약 회계연도 말 재고자산 금액이 100원이고 재고자산 가치가 10원이 하락한 경우에 회계에서는 재고자산 금액을 100원으로 표기하고 재고자산평가손실충당금으로 (-) 10원을 별도 표시한다. 따라서 순재고자산 금액은 90원으로 표시되고, 총 발생한 재고자산 금액은 100원으로 표시된다. 3) 재고자산의 과다보유를 걱정하는 나머지 재고자산을 너무 적게 보유한다면 판매기회 상실에 대한 기회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림] 재고자산평가손실의 표기 방법 : 삼성전자 사례
또한 재고자산의 종류에는 원재료, 부재료, 재공품, 제품 및 상품 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 그중 제품과 상품의 구분이 혼동될 수 있는데, 제품은 회사 자체에서 원재료를 가공하여 생산한 재고자산을 의미하며 상품이란 회사가 이미 완성된 제품을 구매하여 판매하는 경우에 해당되는 재고자산이다. 따라서 상품 또는 상품매출이 있다면 도매업을 한다는 의미이며, 제품 또는 제품매출이 있다면 제조업을 한다는 의미이다.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돈 : 매출채권 vs. 대손충당금
매출채권은 실제 매출이 발생하였으나 아직 받지 못한 미래의 현금을 의미한다. 매출채권이 존재하는 이유는 현금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도 물건을 팔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면 매출을 바로 인식할 수 있는 발생주의 사상을 회계기준에서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매출채권은 만기가 도래하면 현금으로 들어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항상 예외는 있기 마련이며 일부 매출채권이 현금화되지 않는 경우도 발생한다. 만기가 도래하였지만 받지 못하고 떼인 돈은 ‘대손상각비’라는 비용으로 인식하여야 한다. 그리고 회계연도 말에 매출채권 금액을 표시할 때 해당 매출채권의 만기가 도래했을 때 받지 못할 금액을 추정하여 미리 표시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를 ‘대손충당금’이라고 한다. 그리고 ‘재고자산평가손실충당금’처럼 매출채권 총액과 대손충당금 총액을 각각 표기하도록 되어 있다.

[그림] 매출채권과 대손충당금 표기방법 : LG전자 사례
재무상태표를 보면서 일부 사람들은 잘못 해석하여 ‘대손충당금’을 마치 받지 못하도록 확정된 돈을 표기하는 것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손충당금’은 현재 시점에서 단순 추정을 통해 미래에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을 의미한다는 사실에 유의하여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오해의 소지를 줄이기 위해서 ‘대손충당금’보다는 ‘대손예상액’으로 그 표기를 바꿨으면 하는 바람이다.
확정이냐 미확정이냐 : 미수금 vs. 미수수익
미래에 받을 돈이라는 관점에서 매출채권과 미수금은 그 의미가 동일하다. 따라서 회계 실무에서도 매출채권과 미수금을 종종 혼동하기도 한다. 매출채권은 회사의 일반적인 영업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미래에 받을 돈을 의미하는 반면, 미수금은 회사의 일반적인 영업과 무관하게 발생하여 미래에 받을 돈을 의미한다. 가령 카페를 운영하는 김 사장에게 커피 매출이 발생하여 생긴 받을 돈은 매출채권이다. 하지만 커피 머신을 교체하기 위해 기존의 커피 머신을 팔고 받기로 한 돈은 매출채권이 아니라 ‘미수금’으로 표기된다. 커피 머신 교체, 즉 유형자산 처분은 카페를 운영하는 김 사장에게 있어서 일반적인 영업으로 발생한 수익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매출채권’에 비하여 ‘미수금’의 규모는 적기 마련이다. 만일 ‘미수금’의 규모가 과도하게 크다면 회사에서 일반적인 영업활동 이외의 활동이 발생했음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미수금과 관련하여 한 가지 더 혼동되는 계정과목이 미수수익이다. 매출채권 대비 미수금의 분류와 동일하게 미수수익 또한 회사의 일반적인 영업활동 외에서 발생하는 미래에 받을 돈을 의미한다. 다만, 미수금은 받기로 확정된 돈을 의미하는 반면에 미수수익은 기간에 따라 수익이 쌓이지만 받을 것으로 확정되지 않은 돈을 의미한다.
가령 금융기관에 정기예금을 가입하고 만기가 10월 20일이라고 해보자. 이자수익은 만기가 지나고 나서야 금융기관에서 받을 수 있지만 이미 예치한 예금을 기준으로 매월 받을 수 있는 이자수익이 쌓이게 된다. 이렇게 쌓이게 된 이자수익은 아직 지급기한이 도래하지 않아 매달 ‘미수수익’으로 인식할 수 있다. 그리고 10월 20일이 되어서야 비로소 금융기관에게 지급을 청구할 수 있으므로 이때부터 실제 돈을 지급받을 때까지는 ‘미수수익’이 아니라 ‘미수금’이 대체된다.
미리 준 돈 : 선급금 vs. 선급비용
사업을 하다 보면 재화를 제공받거나 서비스를 제공받기 전에 미리 돈을 주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미리 준 돈은 결국에는 비용으로 처리되겠지만 아직 재화나 서비스를 제공받기 전이므로 비용으로 인식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미리 돈을 주었다는 의미로 “선급OO”이라는 계정과목으로 표기된다. 그리고 “선급OO”의 유형으로는 “선급금”과 “선급비용”이 있다.
만약 1년짜리 보험 120만원을 들었다면 보험에 대한 서비스는 1년이라는 기간 동안 매일 제공받게 된다. 따라서 보험이 개시되기 전에는 미리 준 돈 120만원은 “선급비용”으로 인식하였다가 보험이 개시되고 난 후부터 기간에 따라 비용으로 대체된다. 즉, 매월 10만원을 보험료라는 비용으로 인식하면서 선급비용은 10만원씩 줄어들게 된다. 이렇게 일정 기간 동안 서비스 등을 제공받기로 약속된 경우에는 ‘선급비용’으로 인식한다.
반면에 ‘선급금’은 미래에 재화나 서비스를 제공받기로 확정되었지만 아직 제공받지 않은 경우 중에 ‘선급비용’ 성격에 해당되지 않는, 미리 준 돈을 의미한다.
그 외 수취채권 : 대여금, 보증금 등
실제 재무상태표를 살펴보면 몇 가지 주요 자산 계정을 나열한 후에 “그 외 수취채권”이라는 항목으로 표시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그림] LG전자의 재무상태표와 주석
뒤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회계기준에서는 ‘중요성’ 원칙에 따라 모든 자산 계정과목을 다 표시할 필요는 없다. 따라서 회사들은 자산 계정들 중에 중요하지 않은 계정들은 ‘그 외 수취채권’이라는 항목으로 재무상태표상 묶어서 표시하고 주석사항에 세부내역을 표시하기도 한다.
회사마다 중요한 계정과목이 상이하겠지만 일반적으로 대여금 및 보증금 등이 ‘그 외 수취채권’에 포함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대여금이란 여유자금을 외부에 빌려주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보증금이란 자산 사용 목적을 담보로 상대방에게 제공하는 금액을 의미하며, 임차보증금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한발 더 앞으로…] 계정과목의 분류기준은 왜 회사마다 다를까?
계정과목의 세부내역에 대해서 한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실제 회사들의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계정과목이 제각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림] 삼성전자, LG전자 및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태표상 자산의 계정 분류
이렇게 회사마다 각자의 계정과목 분류 기준을 가져갈 수 있는 이유는 회계기준에서 계정과목 표시 기준을 상세히 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일반기업회계기준상 재무회계 개념체계를 살펴보면 ‘재무제표 항목의 구분과 통합공시’에서 적정한 계정과목을 사용하면 충분하며 중요하지 않은 항목은 성격이나 기능이 유사한 항목과 통합하여 표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재무제표 항목의 표시와 분류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매기 동일해야 한다고 규정하여 한번 정한 계정과목 표기 방식을 함부로 변경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회사의 기간별 비교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회사마다 계정과목 분류기준이 동일하지 않다는 사실에 당황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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