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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법인에게 매매계약금을 채무불이행으로 몰취 당한 경우에도, 매수인이 매도인의 위약금 소득에 대한 원천징수의무를 부담해

이종혁, 이세빈, 2019.09.01
| 요약 | 대상판결에서는 매매계약이 매수인의 채무불이행으로 해제되는 경우에 매수인이 외국법인에 지급한 계약금을 위약금 또는 배상금으로 몰취한다는 특약에 따라 매수인이 지급한 계약금이 위약금 또는 배상금으로 대체되는 경우 매수인이 매도인의 위약금 소득에 대하여 원천징수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가 문제되었다.

이 사건에서 내국법인 A사는 본점 소재지가 라부안에 있는 B사와 그가 보유한 C사의 주식 전부를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지급하였으나 A가 계약을 불이행하여 계약금 전액을 몰취당하게 되었다.

원심판결은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상 당초 지급한 계약금이 위약금 또는 배상금으로 대체되는 경우를 위약금 또는 배상금을 현실 제공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가지는 급부행위로 볼 수 없다고 보고 매수인에게 원천징수의무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반면 대법원(대상판결)은, ① 법인세법에서 ‘국내원천소득의 금액을 지급하는 자’의 의미에 관하여 별다른 정함이 없는 점, ② 외국법인에 지급된 계약금이 추후 위약금 또는 배상금으로 몰취된 경우 아무런 근거 규정 없이 매수인에게 원천징수의무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해석한다면 당사자들 간 약정에 따라 원천징수의무 존부가 바뀌는 점, ③ 매수인은 구상권 행사를 통해 법인세 원천징수 부분에 대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점 등을 근거로 매매계약이 매수인의 채무불이행으로 해제되는 경우에 매수인이 외국법인에 지급한 계약금을 위약금 또는 배상금으로 몰취한다는 특약에 따라 매수인이 지급한 계약금이 위약금 또는 배상금으로 대체되는 경우는 구 법인세법 제98조 제1항 제3호에서 규정하는 ‘위약금 또는 배상금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소득을 지급하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판단하였다.

대상판결은 소득의 현실 지급 사실이 없더라도 국내원천소득에 대한 원천징수의무를 부담하는 ‘국내원천소득의 금액을 지급하는 자’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으나 원천징수의 한계 및 징수의무자로서는 불측의 손해를 입게 된다는 점에서 그 타당성에 의문은 있다.
사안의 개요
1. 사실관계의 요지
A사는 2008년 6월 24일 B사(본점 소재지는 말레이시아 라부안)와 B사가 보유한 C사의 지분 100%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이하 ‘이 사건 제1계약’)하고, 같은 날 B사에 계약금 580억원을 지급하였다. A사는 2008년 9월 29일 이 사건 제1계약을 이행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러 B사와 당초 매매대금을 감액하고, 매매대금 정산완료일을 같은 해 11월 28일까지로 변경하는 내용의 계약(이하 ‘이 사건 제2계약’)을 새로 체결하고, 같은 해 10월 24일 및 같은 달 31일 B사에 계약금 10억원을 나누어 지급하였다.

원고는 2008년 11월 26일 이 사건 제2계약의 A사 당사자 지위를 승계하였으나, 매매대금 정산완료일까지 B사에 나머지 매매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 한편 이 사건 제1계약서에는 계약금은 반환이 불가능하다는 취지의 규정이 있었고, 이 사건 제2계약서에는 매수인의 채무불이행시 계약금은 위약벌로 몰취한다는 취지의 규정이 있었다.

피고는 이 사건 제1, 2계약에 따라 B사에 최종적으로 귀속된 각 계약금 합계 590억원이 B사의 국내원천소득 중 ‘계약의 해약으로 국내에서 지급하는 위약금’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B사로부터 법인세를 원천징수하여 납부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2013년 8월 1일 2008사업연도 법인세 부과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
2. 쟁점의 정리
구 법인세법(2008.12.26. 법률 제92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법인세법’) 제93조 제11호 나목은 ‘국내에서 지급하는 위약금 또는 배상금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소득’을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 중 하나로 규정하고, 그 위임에 따른 구 법인세법 시행령(2010.12.30. 대통령령 제2257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법인세법 시행령’) 제132조 제10항은 법 제93조 제11호 나목에서 말하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소득’이란 ‘재산권에 관한 계약의 위약 또는 해약으로 인하여 지급받는 손해배상으로서 그 명목여하에 불구하고 본래의 계약내용이 되는 지급자체에 대한 손해를 넘어 배상받는 금전 또는 기타 물품의 가액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구 법인세법 제98조 제1항은 “외국법인에 대하여 제93조 제11호 등의 일정한 국내원천소득의 금액을 지급하는 자”에게 해당 법인세를 원천징수할 의무가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제98조 제1항 제3호는 제93조 제11호의 규정에 따른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에 대한 원천징수세율을 25%로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 B사에게 최종적으로 귀속된 590억원이 이 사건 제1, 2계약의 위약 내지 해약으로 인한 소득에 해당한다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다만, 이 사건 제2계약의 매수인 지위를 승계한 원고가 B사에게 최종적으로 귀속된 위 590억원의 소득에 대한 법인세 원천징수의무를 부담하는지가 문제되었다. B사에게 귀속된 590억원은 당초 A사가 ‘매매계약의 계약금’으로 B사에게 지급한 것이었는데, 매수인의 채무불이행시 계약금은 위약벌로 몰취한다는 계약 내용에 따라 위약금으로 법적 성질이 변한 것일 뿐, 원고(또는 A사)가 위약금으로 590억원을 지급한 사실은 없기 때문이다.
3. 대상 판결
가. 원심의 판단 (서울고등법원 2016누51568, 2017.2.15., 선고)
원심인 서울고등법원은 다음의 사정에 비추어 보았을 때, 매매계약이 매수인의 채무불이행으로 해제되는 경우에 매수인이 외국법인에 지급한 계약금을 위약금 또는 배상금으로 몰취한다는 특약에 따라 매수인이 지급한 계약금이 위약금 또는 배상금으로 대체되는 경우는 구 법인세법 제98조 제1항 제3호에서 규정하는 ‘위약금 또는 배상금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소득을 지급하는 경우’에 해당되지 않으므로 원고는 이에 대한 원천징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 A사가 B사에 590억원을 지급하였을 무렵에는 위 금원의 성질이 계약금에 불과하였으며, 그 후 이 사건 제2계약의 당사자 지위를 승계한 원고의 잔금 지급의무 불이행으로 위 계약이 해제됨에 따라 계약금 590억원이 위약금으로 대체되었으나, 원고가 해제 시점에 실제로 B사에 위약금 또는 배상금을 현실로 제공한 사실이 없다.
  • 법인세법 제98조 제1항 제3호에서 규정한 ‘지급’이란 위약금 또는 배상금을 현실로 제공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조세법률주의가 지향하는 법적 안정성 및 예측가능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위약금 또는 배상금을 위약 또는 해약시에 현실로 제공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가 있는 급부행위를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과 같이 당초 지급한 계약금이 위약금으로 대체되는 경우를 위약금을 현실 제공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가 있는 급부행위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
  • 이 사건과 같이 계약금이 위약금으로 대체되는 경우에는 그 시점에 법인세를 원천징수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이는데, 이러한 경우에까지 매수인에게 법인세 원천징수의무의 이행을 기대하는 것은 과도한 협력의무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보인다.
나.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다음의 법리에 비추어 보았을 때, A사로부터 이 사건 제1, 2계약에 따른 매수인 지위를 승계한 원고는 이 사건 제2계약에서 정한 매매대금 정산완료일인 2008년 11월 28일까지 나머지 매매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여 약정에 따라 계약금 590억원이 위약금으로 몰취되었으므로, 외국법인인 B사에 최종적으로 귀속된 위 계약금의 25%에 해당하는 금원을 원천징수하여 납부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 법인세법 제98조 제1항과 제93조 제11호 나목은 국내에서 지급하는 위약금 또는 배상금을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으로 보고 이를 법인세 원천징수대상으로 삼고 있을 뿐 그 지급방법에 대하여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고 있고, 위약금을 지급하는 때에 법인세를 현실적으로 원천징수할 수 있는 경우로 원천징수대상 범위를 한정하고 있지도 않다. 따라서 구 법인세법 제98조 제1항에 규정된 ‘지급’에는 외국법인에 대한 위약금의 현실 제공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지급한 계약금이 위약금으로 몰취된 경우 등도 포함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 계약 당사자들은 위약금의 지급방법에 관하여 사전에 자유로이 약정할 수 있고, 마찬가지로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에 대하여 위약금을 지급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원천징수에 관하여도 사전에 자유로이 약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매도인인 외국법인에 지급된 계약금이 추후 위약금으로 몰취된 경우 아무런 근거 규정 없이 매수인에게 원천징수의무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해석한다면 당사자들 간 약정에 따라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에 대한 법인세의 징수가 불가능해지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 계약금을 몰취 당한 매수인으로서는 당사자 간 조세 부담에 관한 약정 등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가에 원천징수세액을 납부한 다음 외국법인에 대하여 위약금으로 몰취된 계약금 중 법인세 원천징수 부분에 대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대법원 2006다49789, 2008.9.18., 선고; 대법원 2014다82491, 2016.6.9., 선고 참조).
  • 구 소득세법(2009.12.31. 법률 제9897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7조 제1항 제5호 나목의 규정만으로 구 소득세법이 비거주자에게 지급된 계약금이 위약금으로 몰취된 경우 거주자의 원천징수의무를 면제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위 규정은 그와 같은 규정이 없는 구 법인세법이 적용되는 이 사건에 참고할 것이 아니다.
평석
1. 원천징수제도의 의의
원천징수제도는 세금을 징수할 때 편의상 본래의 납세의무자가 직접 납세하지 않고, 납세의무자에게 소득을 지급하는 자가 지급하는 금액을 과세표준으로 하여 계산한 세금 상당액을 지급하는 소득 중에서 원천징수하여 국고에 납부하는 제도이다. 이러한 원천징수제도의 취지는 소득의 발생 원천에서 그 지급 시점에 원천징수를 함으로써 과세편의와 세수확보를 기하고자 함에 있다(대법원 2006두7904, 2009.3.12., 선고 등 참조).
2. 외국법인에 대한 원천징수의무를 부담하는 ‘소득을 지급하는 자’의 해석
구 법인세법은 외국법인에 대하여 제93조 제11호 등의 일정한 ‘국내원천소득의 금액을 지급하는 자’에게 해당 법인세를 원천징수할 의무가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법 제98조 제1항). 대법원은 해당 조문의 의미와 관련하여, 외국법인에게 지급되는 국내원천소득에 대하여 원천징수의무를 부담하는 구 법인세법 제98조 제1항에서의 ‘소득금액을 지급하는 자’라 함은, “계약 등에 의하여 자신의 채무이행으로서 소득의 금액을 실제 지급하는 자를 의미한다”라고 판시하여 왔다(대법원 2006두7904, 2009.3.12., 선고 등 다수).

대법원은 이러한 취지에 따라, 내국법인인 보증인이 주채무자를 위해 외국법인인 채권자에게 보증채무 이행을 위해 채무 원리금을 지급한 경우 내국법인인 보증인이 외국법인의 이자소득에 대한 법인세를 원천징수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하였고(대법원 2006두7904, 2009.3.12., 선고; 대법원 2013두10267, 2016.1.14., 선고), 본래 채무자의 동의를 받아 채권자에게 채무 원리금을 변제공탁 하여 대위변제한 자가 이자소득을 실제로 지급한 자이므로 대위변제자가 이자소득의 원천징수의무자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1두8246, 2014.12.11., 선고).

법인세법 제98조 제1항의 문언 및 위의 대법원 판결에 비추어 보았을 때, 국내원천소득을 실제로 지급하는 자가 원천징수의무를 부담하는 ‘국내원천소득의 금액을 지급하는 자’에 해당한다는 점에는 별다른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대상판결에서 원고는 590억원을 실제로 지급한 사실이 없고, 590억원을 실제로 지급한 A사는 ‘계약금’으로 590억원을 지급하였다. 다만, A사가 590억원을 지급한 이후 A사의 계약상 지위를 승계한 원고의 채무불이행으로 B사에게 기지급한 계약금이 위약금으로 대체되었을 뿐이다. 즉, 위약금의 현실 지급 없이 기지급한 계약금이 법률적으로 위약금으로 대체된 경우에도 ‘국내원천소득 금액을 지급하는 자’에 해당하여 원천징수의무를 부담하는지에 대하여는 구 법인세법 제98조 제1항 및 기존 대법원의 판결로는 명쾌한 답을 내리기 어렵다.
3. 대법원의 견해 및 의문점
대법원은 원고가 B사에게 나머지 매매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여 계약금이 위약금으로 몰취된 시점(매매대금 정산완료일의 다음 날로 보인다)을 B사의 기타소득 귀속일로 보았다(만약 A사가 B사에게 590억원을 현실 지급하였을 때를 기타소득의 발생일로 보았다면 원고가 아닌 A사가 원천징수의무를 부담한다고 판단하였을 것이다). 그다음 대법원은 앞에서 설명한 몇 가지 이유를 들어, 매매계약이 매수인의 채무불이행으로 해제되는 경우에 매수인이 외국법인에 지급한 계약금을 위약금으로 몰취한다는 특약에 따라 매수인이 지급한 계약금이 위약금으로 대체되는 경우는 구 법인세법 제98조 제1항 제3호에서 규정하는 ‘위약금 또는 배상금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소득을 지급하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이 제시한 논거는 적어도 다음과 같은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먼저, 법인세법에서 ‘국내원천소득의 금액을 지급하는 자’의 의미에 관하여 별다른 내용을 정하지 않은 것으로 쉽게 결론 내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소득금액을 지급하는 자’라는 법 문언은 최소한 ‘어떠한 급부의 지급 행위’가 전제된 것으로도 충분히 해석이 가능하고, 이러한 취지에서 급부의 현실 지급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는 원천징수의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 또한 해당 조항의 문언 해석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더욱이, 이러한 해석론은 ‘소득금액을 지급하는 자’라 함은 “계약 등에 의하여 자신의 채무이행으로서 이자소득의 금액을 실제 지급하는 자를 의미한다”라고 판시한 종전 대법원 판결들에 부합한다고 볼 수도 있다.

한편, 세법은 소득금액 등을 실제로 지급하지 않은 경우에도 ‘실제로 지급한 것으로 의제(간주)’하여 원천징수의무를 부과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소득세법」 제131조, 「소득세법 시행령」 제190조, 제191조 등이 그러하다. 이들 규정은 당연히 원천징수의무는 급부 지급 행위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시각에서 만들어진 규정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전제가 없으면 굳이 지급의제 규정을 둘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들 규정과의 관계에 비추어 보더라도, 급부의 현실 지급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는 원천징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것으로 충분히 해석할 수 있어 보인다. 즉, 대상판결의 사안에서 원고가 원천징수의무를 부담하기 위해서는 법인세법에 계약금이 위약금으로 몰취되는 경우에 위약금을 지급한 것으로 의제하는 규정이 따로 존재해야만 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납세의무자는 경제활동을 할 때에 동일한 경제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의 법률관계 중의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과세관청으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사자들이 선택한 법률관계를 존중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두57516, 2017.12.22. 선고). 대상판결에서 대법원은 당사자 간 약정에 따라 원천징수의무 존부가 변경된다는 사정을 주요 논거로 삼았는데, 대법원으로서는 조금 더 합당한 근거를 찾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매수인이 매도인을 상대로 납부한 원천징수액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사정은 원천징수의무 발생 이후의 사정이다. 대상판결에서 법인세 원천징수의무 존부 판단에 있어 원천징수의무 발생 이후 사정을 근거로 삼은 것은 논리적 선후관계가 뒤바뀐 것이 아닌가 한다.
결론
원천징수제도는 국가 입장에서는 매우 효율적인 제도이지만, 본래 국가가 하여야 할 징세업무를 아무런 보상도 없이 국민들에게 떠민 것으로 볼 수 있다. 단순히 징세의 편의를 위하여 국민들의 과도한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다. 원천징수 대상은 징세의 편의나 효율이라는 명분을 위하여 국민들의 부담을 충분히 감수할 수 있을 만한 경우로 엄격하게 제한되어야 맞다. 하지만 계속하여 원천징수 대상은 확장되고 있고, 원천징수 불이행에 대한 제재는 강화되고 있다. 대상판결에서 원고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계약금이 위약금으로 몰취되었다는 이유로 실제로 590억원을 지급하지 않았음에도 원천징수의무를 부담하게 되었다. 대상판결에서 원고는 구 법인세법 제98조 제1항만을 가지고 원천징수의무를 부담하는지, 부담한다면 어느 시점에 부담하는지 쉽게 예측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원심판결이 지적하였듯이, 매수인이 법인세를 원천징수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까지 원천징수의무 이행을 강요하는 것은 납세자에게 과도한 협력의무를 지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상판결의 결론은 원천징수의 대상을 해석론으로 확장한 것으로서 납세자의 예측가능성과 법적 안정성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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