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조사 금지의 원칙

BY 황범석   2022-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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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공무원은 공평한 과세를 실현하기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세무조사를 하여야 하며, 다른 목적 등을 위하여 조사권을 남용해서는 안된다. 또한 아래에서 기술한 국세기본법 제81조의4에서 규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납세자를 상대로 같은 세목 및 같은 과세기간에 대하여 재조사를 할 수 없다.

국세기본법에서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중복조사 가능 사유는 다음과 같다( 국세기본법 제81조의4 제2항 및 동법시행령 제63조의 2). (1) 조세탈루의 혐의를 인정할 만한 명백한 자료가 있는 경우
(2) 거래상대방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경우
(3) 2개 이상의 과세기간과 관련하여 잘못이 있는 경우
(4) 재조사 결정에 따라 조사를 하는 경우(결정서 주문에 기재된 범위의 조사에 한정한다)
(5) 납세자가 세무공무원에게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을 제공하거나 금품제공을 알선한 경우
(6) 부분조사를 실시한 후 해당 조사에 포함되지 아니한 부분에 대하여 조사하는 경우
(7) 부동산투기, 매점매석, 무자료거래 등 경제질서 교란 등을 통한 세금탈루 혐의가 있는 자에 대하여 일제조사를 하는 경우
(8) 과세관청 외의 기관이 직무상 목적을 위해 작성하거나 취득해 과세관청에 제공한 자료의 처리를 위해 조사하는 경우
(9) 국세환급금의 결정을 위한 확인조사를 하는 경우
(10)「조세범 처벌절차법」상 조세범칙행위의 혐의를 인정할 만한 명백한 자료가 있는 경우. (조세범칙조사심의위원회 심의결과 조세범칙행위의 혐의가 없다고 의결한 경우 제외)


가. 중복조사금지 주요 이슈

위에서 설명하였듯 원칙적으로 세무조사는 중복조사금지의 원칙을 적용받지만 법에 정한 특정한 경우에 한하여 같은 기간 같은 세목에 대해서 중복조사가 가능하다.

중복조사가 가능한 사유 중 주로 쟁점이 되는 사유는 아래와 같다.

(1) 조세탈루의 혐의를 인정할 만한 명백한 자료가 있는 경우

‘조세탈루의 혐의를 인정할 만한 명백한 자료가 있는 경우’라 함은 조세의 탈루사실이 확인될 상당한 정도의 개연성이 객관성과 합리성이 뒷받침되는 자료에 의하여 인정되는 경우로 엄격히 제한되어야 한다. 따라서 객관성과 합리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탈세제보가 구체적이라는 사정만으로는 여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대법원2008두10461, 2010.12.23.).

또한 조세탈루의 혐의를 인정할 만한 명백한 자료에는 종전 세무조사에서 이미 조사된 자료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2010두6083, 2011.1.27.).

위의 판례에 따라 구체적인 내용의 탈세제보라도 제보자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여 제보자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명확한 근거가 없는 경우라면 재조사가 가능한 “명백한 자료”라고 할 수 없는 것이고,

이미 종결된 세무조사 과정에서 수집한 자료를 근거로 재조사 금지범위에 속하는 재조사를 하여서도 안된다.

(2) 거래 상대방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경우

국세기본법은 거래 상대방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경우 중복조사를 허용하고 있다. 다만 중복세무조사는 거래상대방에 대한 세무조사에 있어 본인의 협력의무에 한해서만 허용된다(즉 제3자를 과세하기 위해 단순 협력의무의 성격을 갖는 세무조사).

그러므로 단순 협력자에 대한 조사는 납세자의 영업 자유 등을 침해할 정도의 소명을 요구하여서는 안되고, 납세자 등을 직접 접촉하여 상당한 시일에 걸쳐 질문 등을 하여서는 안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거래상대방을 조사하는 방법으로 중복세무조사금지 원칙을 우회할 수 있게 되어 재조사의 허용 범위를 매우 넓히는 부당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광주고법2015누5329, 2015.11.5.) 참고].

(3) 2개 이상의 과세기간과 관련하여 잘못이 있는 경우

대법원은 2개 이상의 과세기간과 관련하여 잘못이 있는 경우에 대해 아래와 같이 판시하였다.
(대법원2014두6562, 2017.4.27.) 판결

재조사의 예외적인 허용사유인 ‘2개 이상의 사업연도와 관련하여 잘못이 있는 경우’란 하나의 원인으로 인하여 2개 이상의 사업연도에 걸쳐 과세표준 및 세액의 산정에 관한 오류 또는 누락이 발생한 경우를 의미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다른 사업연도에 발견된 것과 같은 종류의 잘못이 해당 사업연도에도 단순히 되풀이되는 때에는 이러한 재조사의 예외적인 허용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그런데 완결적인 하나의 행위가 원인이 되어 같은 잘못이 2개 이상의 사업연도에 걸쳐 자동적으로 반복되는 경우는 물론, 하나의 행위가 그 자체로 완결적이지는 아니하더라도 그로 인해 과세표준 및 세액의 산정에 관한 오류 또는 누락의 원인이 되는 원칙이 결정되고, 이후에 2개 이상의 사업연도에 걸쳐 그 내용이 구체화되는 후속조치가 이루어질 때에는, 이러한 후속조치는 그 행위 당시부터 예정된 것이므로 마찬가지로 하나의 행위가 원인이 된 것으로서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정리하면,

(가) ‘2개 이상의 사업연도와 관련하여 잘못이 있는 경우’란 하나의 원인으로 인하여 2개 이상의 사업연도에 걸쳐 과세표준 및 세액의 산정에 관한 오류 또는 누락이 발생한 경우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후행 세무조사 과정에서 발견한 과세표준 및 세액의 산정에 관한 오류 또는 누락이 선행 세무조사 대상이었던 과세기간에도 존재하고 그것이 하나의 원인에 기인했을 때에는 선행 세무조사 대상 과세기간에 존재하는 오류 또는 누락에 대해서도 재조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나) 이때 다른 사업연도에 발견된 것과 같은 종류의 잘못이 해당 사업연도에도 단순히 되풀이되는 때에는 재조사의 예외적인 허용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다) 과세표준 및 세액의 산정에 관한 오류 또는 누락의 원인이 되는 원칙이 결정되고, 이후에 2개 이상의 사업연도에 걸쳐 내용이 구체화되는 후속조치가 이루어질 때에는 이러한 후속조치는 행위 당시부터 예정된 것이므로 하나의 행위가 원인이 된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의 행위가 원인이 되어 2개 이상의 사업연도에 걸쳐 과세표준 및 세액의 산정에 관한 오류가 발생한 경우 재조사가 가능하다.

비교적 최근에 생성된 대법원 판례(대법원2017두50492, 2020.4.9.) 역시 상기와 같은 취지에서 판결하였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4) 과세관청 외의 기관이 직무상 목적을 위해 작성하거나 취득해 과세관청에 제공한 자료의 처리를 위해 조사하는 경우

국세기본법시행령 제63조의 2호가 2019년 2월 개정되었다. 개정 전 제63조의2 제2호 전단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재조사의 하나로 ‘각종 과세자료의 처리를 위한 재조사’를 규정하였으나 이때 ‘과세자료의 처리’에 대한 정의가 불분명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2019년 2월 해당 시행령이 “과세관청 외의 기관이 직무상 목적을 위해 작성하거나 취득해 과세관청에 제공한 자료의 처리를 위해 조사하는 경우”로 개정되어 그 의미가 명확해 졌다.

이는 2015년에 생성된 대법원 판례(대법원2014두43257, 2015.5.28.)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해당 판결문의 주요 판시 내용은 아래와 같다. (대법원2014두43257, 2015.5.28.)

국세기본법시행령 제63조의2 제2호 전단에 정한 ‘각종 과세자료의 처리를 위한 재조사’에서의 ‘각종 과세자료’란 세무조사권을 남용하거나 자의적으로 행사할 우려가 없는 과세관청 외의 기관이 그 직무상 목적을 위하여 작성하거나 취득하여 과세관청에 제공한 자료로서 국세의 부과・징수와 납세의 관리에 필요한 자료를 의미하고, 이러한 자료에는 과세관청이 종전 세무조사에서 작성하거나 취득한 과세자료는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대법원은 ‘과세관청 외의 기관이 직무상 목적을 위해 작성하거나 취득해 과세관청에 제공한 자료’에는 과세관청이 종전 세무조사에서 작성하거나 취득한 자료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므로 과세관청 외의 기관이 조사 및 감사에 따라 제공하는 새로 작성된 자료가 아닌 과세 관청이 종전 세무조사에서 이미 작성하거나 취득한 자료를 토대로 하면서도 사실관계 인정여부에 대한 판단만을 달리하여 이루어진 재조사는 부당하다고 봄이 타당할 것이다[(대법원2016두1240, 2018. 6. 19.) 판결 참조].

지금까지 중복조사 금지원칙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최근 대법원의 태도는 중복조사의 범위를 적극적으로 확장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납세자 입장에서는 세무조사를 받게 되는 경우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세무조사 대응을 더욱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