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물납, 조금 자세히 알아보자!

BY 황범석   2021-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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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1번 출구에서 나와 역삼역 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통합 청사라고 불리는 곳이 있다. 그곳에는 서초세무서와 역삼세무서 그리고 삼성세무서가 있으며 1층에는 통합 민원실이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이상하다. 서초세무서는 서초동에 있어야 하고 삼성세무서는 삼성동에 있어야 정상일 것인데, 삼성세무서와 역삼세무서가 왜 역삼동에 있는 것일까?

그리고 땅값과 임대료 높은 테헤란로의 한복판에 굳이 세 개의 세무서가 붙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위의 의문에 답하자면 서초·역삼·삼성세무서는 국가 소유의 건물에 입주해 있는 것이며 해당 건물은 납세자가 국세청에 물납한 것이다.

세금은 원칙적으로 현금으로 일시에 납부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상속세 및 증여세의 경우 세액이 거액인 경우가 많아 신고기한 까지 현금을 준비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으며 상속 또는 증여받은 재산도 환가에 상당한 기간이 필요한 재산인 경우가 많아 상속세를 현금으로 일시에 납부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73조는 세금을 현금이 아닌 자산으로 납부할 수 있는 물납 규정을 두었고 납세지 관할 세무서장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한 경우 납세의무자의 신청을 받아 물납을 허가할 수 있다.


1. 비상장주식의 물납

비상장주식의 경우 현금화하기 어려우며 환가 가치가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 평가액이 과도한 경우가 종종 있다.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법인을 승계하여 경영할 생각이 없다면 상속인 입장에서 판단한 해당 주식의 재산적 가치는 매우 낮을 것이다.

결국 상속인은 재산적 가치 및 사용가치가 거의 없는 비상장 주식을 공짜로 준다고 해도 받을지 말지 고민할 것인데, 이 비상장주식 때문에 과도한 상속세 부담을 지게 되니 이 비상장주식이 상속인에게는 애물단지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상속인들은 상속세를 높게 만든 주범인 이 비상장주식으로 상속세를 납부하고자 하는 강한 유인이 생기게 된다.

반면 국세청 입장에서는 상속세를 현금대신 비상장주식으로 물납 받을 경우 세수에 일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비상장주식의 경우 환가가 어렵고 한국자산관리공사에 해당 비상장주식의 처분을 요청하더라도 수차례 유찰되어 그 경매 가격이 상당히 낮아지기 때문이다.

결국 비상장주식은 납세자 입장에서는 물납하고 싶은 강한 유인이 있는 반면 국가에서는 물납을 허가하지 말아야할 강한 유인이 있는 것이다.


2. 비상장주식의 물납 관련 조문 개정

비상장주식의 물납에 대해 과세관청과 상속인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던 중 2020년 세법의 물납 관련 규정이 일부 개정되었다.

개정 이전에도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상속세에 대한 비상장주식의 물납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순위 물납대상재산(국채 공채, 상장주식, 부동산)으로 상속세 물납에 충당하더라도 부족한 경우에 한정하여 비상장주식으로 물납을 신청”할 수 있게 하였다.

그러나 2020년 세법의 개정에 따라 상속인들의 비상장주식 물납은 더 어려워졌다. 비상장주식의 물납을 더 어렵게 만든 것은 바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71조의 개정이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71조는 관리 처분이 부적당한 재산의 물납에 대해 규정해 놓았다. 개정 전 해당 조문의 1호부터 3호까지에서는 지상권이 설정된 토지 및 묘지가 있는 토지 등 부동산으로서 물납에 부적당한 재산의 예시를 적시하였었다.

그리고 2020년 2월 11일 시행령 개정에 따라 관리 처분이 부적당한 재산의 물납 규정에 유가증권으로서 관리 처분이 부적당한 재산이 추가되었다.

그 내역은 아래와 같다. 가. 유가증권을 발행한 회사의 폐업 등으로「부가가치세법」 제8조 제8항에 따라 관할 세무서장이 사업자등록을 말소한 경우 (2020. 2. 11. 개정) 나. 유가증권을 발행한 회사가 「상법」에 따른 해산사유가 발생하거나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른 회생절차 중에 있는 경우 (2020. 2. 11. 개정) 다. 유가증권을 발행한 회사의 물납신청일 전 2년 이내 또는 물납신청일부터 허가일까지의 기간이 속하는 사업연도에 「법인세법」 제14조 제2항에 따른 결손금이 발생한 경우. 다만, 납세지 관할 세무서장이 「한국자산관리공사 설립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된 한국자산관리공사와 공동으로 물납 재산의 적정성을 조사하여 물납을 허용하는 경우는 제외한다. (2020. 2. 11. 개정) 라. 유가증권을 발행한 회사가 물납신청일 전 2년 이내 또는 물납신청일부터 허가일까지의 기간이 속하는 사업연도에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른 회계감사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감사인의 감사보고서가 작성되지 않은 경우 (2020. 2. 11. 개정) 마. 상장이 폐지되는 경우 해당 주식 및 이와 유사한 것으로서 국세청장이 인정하는 것 (2020. 2. 11. 개정) 상기의 항목 중 특히 다목의 경우 비상장주식의 물납을 더욱 어렵게 하여 추후 상속인들의 가슴을 새파랗게 멍들게 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

경제가 좋지 않거나 업종의 경기가 불황인 경우 등 외부적 요인에 의해 법인에 결손이 날 수 있음에도 결과적으로 결손이 발생한 경우 해당 주식을 관리 처분이 부적당한 재산으로 보아 물납을 받아주지 않는다면 상속인들 입장에서는 매우 억울할 것이다. 또한 법인의 대표가 사망할 즈음 되면 법인의 관리가 안 되어 한 두 해 정도 결손이 나는 것은 어찌 보면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있음에도 이에 대한 페널티를 상속인들에게 부여하여 물납을 불허 하는 것은 다소 문제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

또한 해당 규정에 세무서장과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물납재산의 적정성을 조사하여 물납을 허용하는 경우에는 결손이 있음에도 비상장주식의 물납을 허용한다고 하였는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이 없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법을 정함에 있어 문리해석이 가능해야 하고 납세자의 예측가능성을 충분히 보장하여야 함에도 법 문구에 ‘관할세무서장의 판단’이라는 자의적인 규정이 포함된 건 아쉬운 일이다.


3. 부동산의 물납

실무에서 많은 상속인들이 여쭤보시는 질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상속 받은 부동산으로 물납이 가능한지 여부이다. 다수의 경우 상속인들은 법정상속비율에 따라 부동산을 상속 받기 때문에 상속받은 부동산의 지분을 보유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부동산의 경우 소유권이 공유로 되어 있으면 물납이 안 되니 참고 바란다.

이때 공유부동산을 물납하기 위해서는 토지의 경우 건축설계사와 법무사를 통하여 토지를 분필하여 소유권을 분산해야 한다. 분필 된 토지는 다른 하자(묘지, 지상권, 불법농지, 불법건축물 등)가 없다면 물납이 가능하니 이점 명심하자(이때 토지의 분필에는 넉넉잡고 2달 정도 소요되므로 공유 토지의 물납을 위해서는 미리미리 준비하도록 하자).

또한 토지를 물납신청하는 경우 해당 토지에 다른 이상은 없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세무서의 담당과 자산관리공사 직원이 같이 현장실사를 실시하니 미리미리 물납 대상 토지에 하자가 없는 지 확인하도록 하자.

4. 물납이 거부되는 경우

물납은 상속세 신고 시 신청하며, 이후 관할 세무서 등에서 물납에 부적당한 재산이라고 판단하면 물납 변경 또는 물납 거부처분을 하게 된다. 이때 물납 거부처분을 받게 되면 납세자는 물납신청한 금액에 대해 상속세 신고기한부터 납부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납부불성실가산세가 과세된다.

상속인이 물납에 적합한 재산이라고 판단하여 물납신청을 하였어도 과세관청 또는 자산관리공사에서 해당 재산이 물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판단하면 납세자는 납부불성실가산세라는 금전적 피해를 보아야 한다.

납세자가 예측할 수 없는 경제적 불이익에 대해서 납세자에게 경제적 페널티를 감수하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아 보인다. 그러므로 물납의 허가기간 동안 가산세를 일부 감면하거나 면제하는 방법 또는 물납의 신청일로부터 최대한 조속한 기한 내에 허가 여부를 검토하는 방안 등의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