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신축 판매업자들의 위험천만한 절세법 - 단순경비율의 적용

BY 황범석   2021-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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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친하게 지내는 회계사로부터 급하게 식사를 하자는 전화가 왔다. 뭔가 물어볼 것이 있을 때 항상 식사자리를 만드는 친한 형님이었으나 오랜만에 좋은 사람 만난다는 즐거운 생각으로 식사자리에 나갔다.

그리고 식사 전 회계사는 본론부터 꺼내 놓았다.

본인의 지인 중 한 분(이하 ‘지인’)이 상가신축판매업을 하였는데 2017년 12월에 상가를 준공하고 분양계약금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2018년 종합소득세 신고 시 2017년 사업을 개시하였고 2017년 소득이 0원이므로 단순경비율을 충족하였다 판단하였고 단순경비율을 적용하여 신고하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처분청에서 지인의 상가신축판매업의 사업개시일을 준공일과 분양계약일인 2017년 12월이 아닌 상가신축판매업의 잔금청산일이 속하는 2018년으로 보아 단순경비율을 부인하여 종합소득세를 경정 고지하였다는 것이었다.

곰곰이 생각한 뒤 필자는 그 건은 하지 말라고 이야기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단순경비율 건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사업자는 소득금액을 계산할 수 있도록 증명서류 등을 갖춰 놓고 그 사업에 관한 모든 거래 사실이 객관적으로 파악될 수 있도록 복식부기에 따라 장부에 기록 및 관리하여야 한다( 소득세법 제160조 장부의 비치 기록).

그러나 영세사업자들 중 장부를 기록할 여력이 되지 않는 사업자들에게 국가는 일종의 혜택을 부여하고 있는데 단순경비율 역시 이러한 취지의 제도 중 하나이다.

단순경비율이란 사업별로 수익에 대해 일정비율에 해당하는 경비를 공제하여 이익을 계산하는 방법인데, 그 비용의 인정비율이 상당히 높아 납세자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큰 혜택이다.

한동안 이러한 단순경비율 제도의 허점을 악의적으로 이용하려는 사업자가 다수 있었다.
(직전연도에 단순경비율 기준금액에 해당하는 수익을 발생시켜 해당연도에 단순경비율을 적용 받는 방식)

│소득세법 시행령 제143조 (추계결정 및 경정) 제4항│
종전(2018. 10. 23.) 현재 (2021. 1. 13.)
④ 제3항 각 호 외의 부분 단서에서 “단순경비율 적용대상자”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업자를 말한다.


1. 해당 과세기간에 신규로 사업을 개시한 사업자로서 해당 과세기간의 수입금액이 제208조 제5항 제2호 각 목에 따른 금액에 미달하는 사업자

2. 직전 과세기간의 수입금액(결정 또는 경정으로 증가된 수입금액을 포함한다)의 합계액이 다음 각 목의 금액에 미달하는 사업자

(후 략)
④ 제3항 각 호 외의 부분 단서에서 “단순경비율 적용대상자”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업자로서 해당 과세기간의 수입금액이 제208조 제5항제 2호 각 목에 따른 금액에 미달하는 사업자를 말한다.

1. 해당 과세기간에 신규로 사업을 개시한 사업자


2. 직전 과세기간의 수입금액(결정 또는 경정으로 증가된 수입금액을 포함한다)의 합계액이 다음 각 목의 금액에 미달하는 사업자

(후 략)

그러나 위와 같이 세법이 개정됨으로 인해 더 이상 이러한 방법은 적용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세법 개정 이전의 신고내용이 지금에 와서 문제가 되고 있다.

본건의 쟁점은 크게 두 가지로 생각된다. 첫 번째 쟁점은 지인의 사업개시일을 분양계약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이고 두 번째 쟁점은 지인의 2018사업연도 소득에 대해 단순경비율을 적용하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이다.

그렇다면 쟁점 별로 해당 건에 대해 분석해 보자.

쟁점1. 청구인의 사업개시일을 분양계약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소득세법에는 사업의 개시일에 대한 정의를 따로 규정해 놓고 있지 않다. 그러므로 부가가치세법상 정해 놓은 사업의 개시일 관련 규정에 비추어 사업의 개시일을 판단해야 할 것이다.

부가가치세법 제6조에 따를 경우 사업의 개시일은 재화나 용역의 공급을 시작한 날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재화나 용역의 공급을 시작한 날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에 대해 대법원은 사업의 준비가 끝나고 본래의 사업목적을 수행하거나 수행할 수 있는 상태로 된 때를 기준으로 실질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94누15905, 1995.12.08.)고 하였다.

주택신축판매업 등의 부동산매매업의 경우 재화나 용역의 공급을 시작한 날인 사업의 개시일은 재화의 공급을 시작하는 날로 보아야 할 것이며, 재화의 공급을 시작하는 날은 각 주택의 분양을 개시한 날로 봄이 타당할 것이다[(대법원2020두47434, 2020.12.10.) 심불기각 참조].

그러므로 지인의 사업개시일은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수령한 2017년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다만 국세청 예규는 부동산매매업의 사업개시일은 부가가치세법 제15조 [재화의 공급시기]에 따른 재화의 공급시기를 말하는 것[부가, (서면부가-1226, 2017.06.30)]이므로 “재화의 공급이 확정되는 때”를 사업의 개시일로 보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니 참고 바란다(국세청 예규에 따를 경우 지인의 사업개시일은 2018년이 될 것이다).

참고로 필자의 생각에 사업의 개시일을 부가가치세법 제6조에 규정해 놓았는데 예규에서 사업의 개시일을 재화의 공급시기를 규정해 놓은 부가가치세법 제15조에 따른다고 해석하는 것은 잘 이해가 되질 않는다.

쟁점2. 청구인의 2018사업연도 소득에 대해 단순경비율을 적용하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

가. 단순경비율의 요건을 충족했는지 여부

단순경비율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사업의 개시일과 기준소득금액 요건을 맞춰야 한다. 위에서 사업의 개시일에 대해서 검토하였으니 이번에는 지인이 기준소득요건을 맞췄는지 확인해 보자.

1) 수입시기에 대한 판단
단순경비율 적용대상은 직전 과세기간에 사업소득이 발생할 정도의 실질적인 사업을 영위하였음을 전제로, 그 수입금액이 일정 금액에 미달하는 경우를 상정하여 규정한 것이다. 그리고 구 소득세법 시행령 제48조 제11호는 같은 조 제1호부터 제10호, 제10호의2부터 제10호의4까지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자산의 매매와 관련하여 그 매매대금을 청산한 날을 사업소득의 수입시기로 보되, 대금을 청산하기 전에 소유권 등의 이전에 관한 등기 또는 등록을 하거나 해당 자산을 사용수익하는 경우에는 그 등기ㆍ등록일 또는 사용수익일을 수입시기로 보고 있고, 위 ‘대금을 청산한 날’이라 함은 실제로 잔금을 지급한 날의 의미하므로[(대법원92누5454, 1992.12.24.) 판결 참조], 결국 지인의 상가분양에 대한 사업소득의 수입시기는 지인이 그 분양대금을 모두 지급 받은 날로 보아야 한다.

2) 해당 건에 대한 판례의 태도
결국 쟁점상가 매매에 따른 사업소득의 수입시기는 청구인이 분양대금을 모두 지급 받은 2018년이라 할 것이므로, 분양계약금만 수령하고 매출을 0원으로 인식한 2017년에는 상가의 매매에 관하여 단순경비율 적용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전제로서의 실질적 사업의 영위 자체가 인정되지 않아 처음부터 구 소득세법 시행령 제143조 제4항 제2호(직전 과세기간 수입금액 관련)의 기준금액에 해당할 여지가 없다. 따라서 지인은 직전 과세기간 수입금액에 따른 단순경비율 적용대상자에도 해당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대법원2020두47434, 2020.12.10.) 심리불속행 기각 참조].

이와 관련하여 고등법원은 사업의 사업개시일이 속한 과세연도는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6조 제3호에서 정한 ‘재화의 공급을 시작하는 날’, 즉 이 사건 주택에 관한 잔금을 수령하고 소유권을 이전한 시점인 2016년으로 봄이 상당하고, 원고는 2016년에 신규로 이 사건 사업을 개시한 사업자에 해당한다고 판시[(부산지법2019구합23402, 2020.04.23.) 참조]하여 주택신축판매업의 ‘재화의 공급을 시작하는 날’은 주택에 관한 잔금을 수령하고 소유권을 이전한 시점으로 봐야 한다고 판시한 사례(해당 건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도 있으니 참고 바란다.

나. 단순경비율의 취지 측면

단순경비율을 적용하여 필요경비에 갈음한 취지는 영세사업자의 기장부담 등을 낮춰 조세상 혜택을 부여하기 위한 것으로, 영세사업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주된 사업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매출의 규모가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사항이라 할 것이다. 그리고 사업개시일은 이러한 주된 매출이 발생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으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할 것인데, 지인이 영위한 부동산매매업은 부동산의 판매단가 등을 감안할 때 영세사업자로 보기 어렵고 실제로도 상당한 매출이 발생한 점[(조심2020중505, 2020.05.15.) 참조]으로 보아 지인의 2018년 매출에 대해 단순경비율을 적용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결국 지인은 단순경비율 적용 대상이 아니며 기준경비율을 적용하여 과세처분한 처분청의 처분은 정당한 것으로 판단된다.

과거 법의 빈틈을 노려 단순경비율을 적용 받기 위해 무수한 시도가 있었다.

예를 들어 직전 연도에 도배관련 매출, 잔토정리공사 용역 제공, 부산물 및 폐자재 매각 등의 수익을 발생시키는 방법을 사용하였으나 이러한 소득은 부동산매매업 소득과는 관련 없는 부동산매매업 전에 일시적으로 발생한 소득으로 보아 심판원에서 대부분 기각되었다.

지금은 법의 개정으로 이러한 꼼수를 쓸 수 없으나 종종 심판원 결정례 및 법원 판결로 단순경비율 건이 등장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아직도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는 분들이 있는 듯 하다.

단순경비율은 영세사업자를 위한 제도이다. 절대 악용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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