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불러올 후폭풍(1)

BY 홍익희   2018-11-09
조회 8071 9
음성으로 듣기
미국 경제는 호황을 넘어 활활 타오를 기세다. 지난 2/4분기 경제성장률이 무려 4.2%에 달했다. 이는 선진국 평균 경제성장률이 2% 내외인 점에 비추어보면 얼마나 대단한 수치인가를 알 수 있다. 실업률도 10월 기준 3.7%에 불과해 거의 완전고용 상태를 시현하고 있다. 특히 소비가 큰 폭으로 살아나고 있어 소비자 물가상승률 역시 6년만의 초고치인 2.9%에 달하고 있으며 근원물가지수도 2.2%에 달해 이미 목표관리 수치인 2%를 넘어서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바빠진 건 미국의 통화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연준이다. 현재 연준은 미국 경기가 좋다 못해 불길에 휩쓸리지 않게끔 이를 진정시켜줄 고금리 통화정책에 올인하고 있다.

2015년 말 이후 3년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이미 8차례의 금리인상을 했음에도 앞으로 1년 여 기간 중에 5번의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가속 페달을 밟겠다는 것이다. 곧 시장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엄포이자 경기 활황 속도가 위험 수위에 근접하고 있어 시중 유동성을 빨리 줄이겠다는 뜻이다.

이는 현재의 기준금리 2~2.25%를 빠른 시간 내에 3.25~3.5%로 끌어올리겠다는 공약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러한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몰고 올 후폭풍이 여러 면에서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기준금리가 3.5%에 도달하면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당연히 3.5~4.0%를 넘어서게 된다. 이렇게 채권 가격이 폭락하면 투매 현상이 일어날 확률 또한 높아진다. 그런데 이를 받아줄 큰손이 없는 처지라 채권시장이 붕괴될 수도 있다. 만약 채권시장이 붕괴된다면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 또한 온전치 못할 운명이다. 이를 여러 관점에서 조심스럽게 분석해 보려 한다.


1. 신흥국 외환위기 가능성 고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싼 이자와 3차례의 양적완화를 통해 유동성을 대량으로 살포했다. 이때 신흥국 정부와 기업들은 미국으로부터 많은 자금을 빌려 썼다. 2008년 신흥국들의 부채규모가 8조 달러였는데 2018년 현재 15조 달러로 10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 9월 미국의 기준금리가 2~2.25%로 인상되어 그간 저금리로 달러를 빌려 썼던 신흥국들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그 보다 더 무서운 것은 해외에 표류하고 있던 미국 자본들이 본국으로의 회귀 흐름을 본격적으로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통에 미국 투자자본이 빠져 나온 신흥국들에 비상이 걸렸다. 외국인 자본이 빠져 나오자 해당국 주가가 폭락하고 채권 가격이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으며 외환시장에 비상이 걸려 해당국 통화의 환율이 치솟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월 이후 베네수엘라·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국가에 이어 이란·터키 등 중동 국가들이 잇달아 외국인투자자금 이탈에 시달리면서 금융위기와 외환위기 조짐이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통화가치 방어를 위해 터키는 기준금리를 40%로 인상하고 아르헨티나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인 60%로 올렸다. 그럼에도 아르헨티나의 페소/달러 환율은 8월 말 달러당 42페소까지 치솟아 연초대비 51%나 떨어져 반 토막 났다. 국가부도위험을 나타내는 아르헨티나의 CDS 프리미엄 역시 8월 말에 775bp까지 치솟아 결국 아르헨티나는 국제통화기금(IMF)에 긴급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국가부도위험을 나타내는 CDS 프리미엄이 터키는 8월 말에 579, 이탈리아는 10월 초에 269까지 올랐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40 내외이다.

그런데 정작 무서운 건 앞으로 5차례에 걸친 미국의 금리인상이다. 이러한 부작용이 무섭게 증폭되어 심각한 외환위기에 봉착할 신흥국들이 훨씬 더 많아진다는 사실이다. 또 이러한 흐름은 주변국에도 악영향을 끼쳐 연쇄 외환위기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난 1997~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가 그런 예이다. 비교적 안전하다고 인식되는 우리나라조차 미국과의 금리 수준이 역전되어 10월 현재 이미 0.75% 차이가 벌어져 있다. 앞으로 한미 간 금리 차이는 더 벌어질 것으로 보여 우리 자본시장에서도 미국 투자자금들이 빠져 나갈 공산이 크다. 이미 주식시장 등에서 그러한 조짐이 보인다.


2. 금리인상이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

* 돈의 힘으로 경기에 불을 지피다

세계열강들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헤쳐 나오기 위해 금리를 더 이상 내릴 수 없는 제로금리까지 인하했다. 그리고 그것도 모자라 대대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해 시중에 유동성을 살포했다. 오죽하면 당시 연준이사장이 헬리콥터 버냉키라는 별명까지 얻었겠는가.

그 무렵 연준의 자산규모 곧 채권 보유규모가 4,796억 달러에서 급격히 늘어나 약 4.5조 달러에 달했다. 무려 10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그만큼 어마어마한 양의 달러를 시중에 살포했다는 뜻이다.

이러한 유동성 살포는 EU와 일본 그리고 중국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경제성장이 아닌 돈의 힘으로 경기를 살려낸 것이다. 그 결과 부동산시장을 필두로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이 살아나고 경기가 호전되었다.

* 세계 부동산 가격 사상 최고가 경신

지난 해 4/4분기 세계 부동산지수는 2008년 금융위기 직전의 고점보다도 높은 160을 상회했다. 집값이 역대 사상최고치를 찍고 고공행진 중이라는 이야기이다. 이는 그간의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덕분이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단초가 부동산 버블이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이를 예사로 볼 일은 아닌 듯하다. 우리나라도 여기서 예외가 아니다. 우리나라 특히 서울 같은 경우는 금융위기 이전보다도 집값이 훨씬 많이 올라 세계 평균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 부동산 수요가 폭증한 것은 대출금리가 싸고 시중 유동성이 풍부했기 때문이다. 거의 GDP 수준에 육박하는 우리나라 가계부채 총액 1,468조 원의 절반 가까이가 주택관련대출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주요 43개국 중 세 번째로 큰 폭으로 늘었다. 대출금리가 인상되면 가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 미국의 긴축,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보유자산 매각

미국은 경기가 호황을 넘어 활황세에 접어들자 연준은 그간 살포했던 달러를 거두어들이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과 보유자산(국채 등) 매각을 동시에 서두르고 있다.

지난 2015년 말부터 이미 8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을 했음에도 앞으로 1년여에 걸쳐 5번의 추가 금리인상 계획을 발표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급격한 브레이크는 사고로 연결된 사례가 많았다. 잘못하면 부동산시장 등 자산시장이 다칠 우려가 있다.

미국 경기는 금융위기 이후 110개월이 넘는 확장을 보이고 있다. 사상 초유의 확장이다. 그간 부동산시장은 물론 주식시장 등 자산시장이 꾸준히 상승했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은 법이다. 투자자들이 언제 꺾일지 모르는 자산시장 호황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이유이다. 미국 경기의 활황세는 정점을 향해 치닫는 느낌이다.

여기서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할 것은 미국 연준이 급격한 금리인상과 보유자산(국채 등) 매각으로 유동성을 시급하게 줄이고 있다는 사실은 단순히 미국 내 유동성 축소뿐만 아니라 해외에 투자했던 투자자본 역시 줄이고 있음을 뜻한다.

세계 각국에 투하된 외국인 투자자본의 2/3는 미국 자본이다. 미국이 통화 긴축을 하게 되면 세계 주식시장 등 자산시장이 타격을 받는 이유이다.

* 우리나라 기준금리와 대출금리의 행보

10월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2.25%인데 비해 우리 기준금리는 1.5%로 0.75%의 금리역전이 진행 중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어느 정도일까?

은행별로 조금 다르나 변동금리는 대체로 4%대 중후반이다. 기준금리 1.5%에 비해 너무 높은 느낌이다. 시중은행은 코픽스(COFIX·자금조달 비용지수) 금리에 가산 금리를 더해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를 결정한다.

그럼 고정금리는 어느 정도인가? 요새는 시중은행들이 고정금리의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이른바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이 고정금리의 대세인데, 이는 5년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를 적용하는 상품이다. 이 또한 4%대 중반을 넘어섰고 농협의 경우 5%까지 올랐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고 있음에도 최근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 시중금리가 올라가고 있는 것은 미국의 계속된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미국의 시중금리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고정금리는 보통 국내 금융채 장기물 금리를 따라가는데, 금리가 고정되는 기간(5년)과 만기가 똑같은 금융채 5년물 금리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이 5년물 금리에 영향을 주는 것이 바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이다. 따라서 미국의 시중금리가 오르면 우리 고정형 대출금리도 같이 올라가는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안에 우리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도 5%를 넘을 전망이다. 고정금리는 더 높아져 올해 말에 6%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앞으로다. 한·미 금리역전 심화로 한국은행도 올 11월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미국이 향후 1년 여 사이에 5번 정도 금리인상을 공표한지라 우리나라도 미국과의 금리격차로 인한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국내경제 형편상으로는 금리인상을 할 여건이 안 됨에도 불구하고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한 두 번은 더 쫓아 올려야할 형편이다.

이렇게 금리가 올라가면 시중 유동성이 대폭 축소되어 부동산시장은 물론 주식 시장, 채권시장 등 자산시장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부동산시장의 경우 거래 위축뿐 아니라 내년 말이나 후년 초에는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역시 더 올라가 6% 내외, 고정금리는 7%에 달할 전망이다. 이렇게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 매물이 증가하면서 동시에 매수 세력이 급감해 집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이렇게 상승하면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신용도에 따른 금리 차등을 두어 저신용 가구가 부담해야 하는 금리는 9~10%에 달해 부담이 더욱 커진다. 그렇게 되면 매물은 더 증가하고, 저신용 가구들로부터 파산자가 속출하면서 경매물건이 급증하고 은행 부실이 커지는 등 마치 2007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와 같은 형국이 연출될 수 있다.

결국 이는 부동산시장뿐만 아니라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쳐 총체적 난국이 될 공산이 크다. 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이 우리 부동산시장 등 자산시장에 직격탄이 될 수 있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