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손상차손’을 준비할 때

BY 김범석   2020-07-09
조회 410 25
한 신문기사에 따르면 2019년 회계감사 시에 ‘유·무형자산 손상평가’가 주요 감사 항목으로 집중 조명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외부감사인, 재무제표서 유·무형자산 손상평가’ 가장 많이 봤다’ 신문기사 발췌 2019년은 ‘수익인식기준’ 도입 2년 차 및 ‘리스회계 기준’ 도입 1년 차로 다양한 회계기준이 변화한 시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계감사인은 왜 유·무형자산 손상평가에 집중했던 것일까?

‘유·무형자산 손상평가’가 집중 조명되는 이유

유·무형자산은 대규모의 투자와 연관되는 경우가 많다. 대규모의 자본이 투자되는 경우에는 현금유출 시점에 한꺼번에 비용으로 인식하지 않고 내용연수 동안 감가상각을 통해 다년간 비용으로 인식한다. 현금이 한번에 투입되더라도 다년간 비용으로 인식하는 이유는 투자한 유·무형자산의 내용연수 기간 동안 해당 자산을 통해 투자한 금액 이상의 현금 유입을 예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에 유·무형자산을 통해 예상했던 현금유입을 기대할 수 없다면 어떨까? 예를 들어, 카페를 운영하는 김사장이 5백만 원하는 에스프레소머신을 5년 동안 사용할 목적으로 구입하였다고 하자. 2년이 지난 시점에 신규 에스프레소머신을 구입해서 더 이상 기존 에스프레소머신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면, 기존 에스프레소머신의 가치는 얼마로 볼 수 있을까?
이런 경우 기존 에스프레소머신을 통해 더 이상의 현금유입을 기대할 수 없으므로 기존 에스프레소머신의 가치는 중고로 팔 수 있는 가격 이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감가상각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는 독자라면 총 5년 중에 2년을 사용했으니 총 5백 만원 중에 3백만 원의 가치가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에스프레소머신은 잔존 내용연수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2000년대에 디스플레이 업체에서 대형 TV의 대안으로 PDP 투자에 박차를 가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곧 경제적인 LCD의 대형화가 성공함에 따라 많은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PDP 사업에서 철수를 고려하게 되었다. 이때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기존에 투자한 PDP 시설에 대하여 잔존 내용연수가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악화에 따른 대규모의 유형자산 손상차손을 인식해야 했던 경험이 있었는데, ‘유·무형자산 손상차손’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그림] 한때 잘나가던 PDP TV의 몰락에 따라 많은 기업들이 PDP 시설장치에 대한 손상차손을 인식해야 했다. 이러한 극단적인 경우라고 아니라도 손상차손을 인식해야 하는 다양한 경우가 있다. 또 다른 예를 들어 보자. 김사장이 에스프레소머신에 5백만 원을 투자한 이유는 현재 주위의 상권을 분석한 결과 카페를 운영하면 충분한 수익이 예상된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인데, 주위에 우후죽순으로 카페가 생기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상권이 점점 줄어든다면 어떨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적자를 보더라도 커피 가격을 내릴 수 밖에 없지 않을까? 하지만, 만일 커피를 팔면 팔수록 적자가 예상되는 구조에서 에스프레소머신의 가치를 그대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장사가 되지 않아 야속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경우에도 재무회계기준에서는 에스프레소머신의 가치는 그대로 인정받을 수 없다. 자산의 가치 자체가 ‘미래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는 효익’에 기반하여 측정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재무회계의 태생 자체가 기업을 위해서가 아니라 기업의 재무정보를 이용하는 이해관계자를 위한 객관적인 재무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 목적이 있기 때문에 예상되는 손실에 기반한 ‘손상차손’은 즉시 인식하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손상차손’은 전적으로 미래에 예측되는 부정적인 결과를 미리 인식하여 반영된다. 예측이라는 단어에서 바로 느껴지겠지만 유·무형자산 손상차손을 인식하는 과정은 복잡하고 주관적인 추정이 반영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손상차손 결과에 대한 논란의 소지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손상차손 계산방법

그렇다면 ‘유·무형자산 손상차손’은 어떻게 계산되는 걸까?

현재 시점에 유·무형자산의 감가상각누계액을 제외한 순장부가액이 회수가능가액보다 작은 경우에 그 차액을 유·무형자산 손상차손으로 인식하게 되는데, 회수가능가액은 ① 현재 처분을 통해 회수할 수 있는 금액 (순공정가치)과 ② 유·무형자산을 그대로 사용할 경우 미래에 창출할 수 있는 현금흐름(사용가치) 중에 큰 금액으로 인식하도록 되어 있다.

[그림] ‘유·무형자산 손상차손’의 계산 방법 대부분의 유·무형자산은 취득한 후에는 중고자산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즉시 가격이 하락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회수가능가액을 순공정가치로만 한정한다면 대부분의 유·무형자산은 취득 즉시 손상차손을 인식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사용가치도 추가로 고려하도록 되어 있는데, 사용가치란 유·무형자산을 통해 기대되는 현금유입으로 유·무형자산을 취득한 본연의 목적이라고 볼 수 있다. 유·무형자산 본연의 목적을 통해 기대되는 현금흐름이 순장부가액보다 적다면 해당 자산은 제 기능을 할 수 없다는 의미이므로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처분을 통해 일정 금액을 회수할 수 있다면 사용가치가 전혀 없더라도 처분을 통해 회수할 수 있는 순공정가치 부분은 자산의 가치를 인정해주겠다는 것이 재무회계기준의 입장이라고 볼 수 있다.

순공정가치는 현재 거래되는 시세만 있다면 쉽게 측정될 수 있지만, 여기서 고민이 되는 것은 미래에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금흐름인 사용가치이다. 기업에서 처음에 자산을 구입할 때는 해당 부서에서 재무부서의 승인을 얻기 위해 해당 유·무형자산을 구입해야 하는 경제적 타당성을 검토하기도 하고, 손해 볼 것을 예상하고 유·무형자산을 구입하지는 않기 때문에 유·무형자산을 처음 취득 시에는 사용가치에 대한 평가를 엄격하게 관리하지 않는다.

하지만 경영환경이 악화되어 유·무형자산의 손상여부를 고려할 때는 사용가치를 어떻게 측정할 지에 대해서는 이슈가 존재한다. 가령 명동에서 화장품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소비재 산업의 경우 매장 인테리어는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매장 인테리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예상하기 때문에 자산으로 인식한다.

하지만, 최근 THAAD, COVID 19 등으로 외국인의 관광수요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면 매장 인테리어가 아무리 화려한들 매장 인테리어를 진행할 당시에 예상했던 수익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매장 인테리어에 대한 손상을 검토할 수 있는데, 과연 매장 인테리어에 대한 손상을 얼마나 인식할 수 있을까? 미래에 예상되는 매출 등은 그나마 적절하게 예측할 수 있지만 매장 인테리어가 어느 정도의 수익에 도움이 되는 지를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어렵다.

손상차손을 인식하기 위한 사용가치의 측정에 대한 이슈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개념적으로는 손상차손을 인식하는 것이 맞지만 관련된 유·무형자산의 가치가 얼마나 손상되는지를 정확히 계산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손상차손의 인식은 다분히 주관적일 수 밖에 없으며, 회계감사인 또한 손상차손의 인식에 대한 접근이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2007년에 삼성 SDI에서는 과감히 PDP 사업의 손실을 예상하여 손상차손을 인식했지만 해당 연도에 다른 디스플레이 업체의 감사보고서를 찾아보면 손상차손을 인식하지 않거나 적게 인식한 기업이 있다는 것을 찾아 볼 수 있는 것도 다 이러한 이유이다.

포스트 코로나 - 손상차손을 대비할 때

필자가 포스트 코로나 이후 2020년 회계감사를 준비하는 시점에서 유·무형자산 손상차손을 대비하라는 권고하는 이유는 다 여기에 있다. 기업에서는 가뜩이나 살기 힘들어 죽겠는데 손실을 추가로 인식하라니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앞서 이야기한 대로 회계감사는 기업의 입장보다는 기업의 재무정보를 더 정확히 보고자 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위한 것이므로 현재 기업이 처한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고 재무정보로 관리하도록 하는 데 그 의의가 있다. 따라서 코로나 여파로 향후 긍정적인 수익 개선을 전망할 수 없다면 기존에 투자한 유·무형자산 손상차손을 회계감사인이 언급할 가능성이 높다.

[그림] 코로나 여파로만은 아니겠지만, 2020년 1분기에 벌써 많은 기업이 ‘손상차손’을 인식하고 있다. ‘코로나 19’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업 생존을 위해 그 자체적으로도 치밀한 향후 경영계획을 수립해야겠지만, 유·무형자산 손상차손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도 향후 경영계획에 대한 관리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 사용가치에 대한 쟁점은 미래 창출된 현금흐름 가치를 산출하기 위한 다양한 가정에 있기 때문이다.

유·무형자산 손상차손을 잘 활용하는 방법

그렇다면 당장에 예상되는 유·무형자산 손상차손으로 기업에 예상되는 피해를 피하기 위해 회계 분식이라도 해야 할까? 당장에 기업의 이익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는 있겠지만, 유·무형자산 손상차손을 잘 활용하기만 한다면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로 활용할 수도 있다. 그 이유는 유·무형자산의 감가상각은 판매비와관리비로 인식하는 반면, 유·무형자산의 손상차손은 손익계산서 상 영업외비용으로 인식하는 데에 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최초에 유·무형자산은 장밋빛 미래에 기대어 투자하게 된다. 다만, 기업의 내외적 환경이 변하면서 유·무형자산의 사용가치가 하락하는 경우 예상되는 손실을 인식하게 되는데 코로나 19 이슈 또는 LCD 패널의 기술 향상으로 인한 PDP 수요 감소 등이 이에 해당된다. 따라서 이러한 변화는 충분히 예측하고 관리 가능한 손익이 아니기 때문에 영업외비용으로 인식하는 것은 어느 정도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당기에 영업외비용으로 인식한 유·무형자산 손상차손은 당기순이익 차원에서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만 영업이익에는 어떠한 영향도 끼치지 않는다. 또한 당기에 유·무형자산 손상차손을 인식하게 되면 차기부터는 영업이익의 개선 효과를 누릴 수도 있다는 데에 또 다른 장점이 숨어 있다.

가령, 내용연수가 5년인 유형자산을 1억 원에 취득하면 1년 차에 2,000만 원의 감가상각비를 인식하게 된다. 그런데 1년 후에 해당 유형자산의 손상차손이 발생하여 유형자산의 가액이 6,000만원으로 하락하였다면 어떨까? 해당 유형자산의 남아 있는 내용연수는 4년 이고 장부가액이 6,000만 원으로 하락하였으므로 향후 4년 동안 1,500만 원(6천만 원 ÷ 4년)의 감가상각비를 인식하게 된다. 따라서 기업은 1차 년도에는 8,000만 원(취득가액 1억 원 및 감가상각누계액 2천만 원)의 유형자산을 6,000만 원으로 평가하여 그 차이인 2,000만 원을 영업외비용으로 인식하였지만, 2차 년도부터 5차 년도까지는 매년 감가상각비를 2,000만 원이 아닌 1,500만 원으로 인식하여 영업이익이 매년 500만 원 개선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손상차손 인식에 따른 영업이익의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도 다 여기에 있다. 그리고 많은 재무정보 이용자들이 영업이익을 당기순이익만큼이나 중요한 재무정보로 바라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림] 유·무형자산 손상차손 인식에 따른 재무정보의 변화 실제 새로 취임한 경영진일 경우에 유·무형자산 손상차손을 활용하여 기업의 재무정보를 관리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자신이 취임하기 전에 결정된 무리하거나 부담스러운 투자를 그대로 유지하면 향후 영업이익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무형자산 손상차손을 활용한다면 과거와의 단절을 선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발생하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온전히 새로 취임한 경영진의 성과로 평가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재무정보이용자에게 본인의 경영 성과를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는 기회라고 볼 수 있다.

[그림] 포스코는 신임 회장의 부임 이후, 손상차손을 적극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포스트를 마치며

K-IFRS가 도입되면서 ‘유·무형자산 손상차손’에 대한 이슈가 여기저기서 많이 발생하는 것도 사실이다. K-IFRS 도입 이전에도 ‘감액’이라는 이름으로 이미 존재했던 개념으로 K-IFRS 도입에 따른 회계기준의 변화라기보다는 K-IFRS 도입 시기와 맞물려 글로벌 경영환경의 등락이 커짐에 따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본다. 기업을 경영하는 입장에서 ‘손실’을 인식하는 것은 부담이 되겠지만, 예측이 가능하다면 사전에 예상되는 이슈를 철저히 점검하고 향후를 대비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이번 포스트를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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