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고용형태종사자 : 그들은 누구인가?

BY 이남준   2020-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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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로나 19사태로 인해 우리 사회에서는 비대면 산업의 확대, 스마트 오피스, 재택근무 등 기업문화 혁신,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변화는 노동과 사회보장의 영역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택배기사, 대리운전기사, 학습지 교사 등 ‘특수고용형태종사자’들에 대한 고용보험 확대적용에 관한 논의이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정부는 ‘전 국민 고용보험제’ 도입을 선언하고 그 첫 단계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고용보험 적용을 추진하기로 한다고 발표하였다. 이러한 발표에 대하여 정확한 내용을 모르는 네티즌들의 반응을 예상하면 “고용보험은 근로자만 가입하는 것이 아닌가?”, 또는 “택배기사? 대리운전기사? 현재는 고용보험 가입대상이 아닌가?”라는 의문을 가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아마도 이는 ‘특수고용형태종사자’들의 애매한? 위치에 따른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한편, 2020년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산재보험법 시행령을 통하여 산재보험의 적용을 받을 수 있는 ‘특고’의 직종이 확대된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이러한 소식은 ‘특고’에 관한 논의가 최근에 비로소 시작된 것은 아니다. 이번 글을 통하여 ‘특수고용형태종사자’의 현 주소를 살펴보고 이들의 노동권 및 사회보장과 관련된 미래의 논의들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특수고용형태종사자는 누구인가?

‘특수고용형태종사자(이하 ‘특고’)’는 사실 법률 용어는 아니다. 언론이나 학계에서는 ‘특수고용관계종사자’, ‘특수계약형태자’, ‘특수고용형태자’, ‘특수고용직’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이러한 ‘특고’를 정확하게 정의할 수 없지만, 이들의 전반적인 업무형태를 살펴보면 독자적인 사무실, 가게, 작업장이 없고 계약된 사업주에게 종속되어 있지만 스스로 고객을 찾거나 맞이하여 상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고 일한 만큼에 따라 소득을 얻고, 일하는 방법이나 시간 등은 본인이 스스로 결정하고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쉽게 말하면 자신이 사업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와 비슷하기는 하지만 어느 사업주에게 종속되어 있다는 점에서 온전히 자영업자라고 보기는 어렵고, 어느 사업주에게 종속되어 있지만 일반적인 지휘·명령을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온전히 근로자라기도 보기 어려운 자들을 말한다.

한편,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에서는 엄밀히 말해서 모든 ‘특고’를 지칭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특수형태근로종사자’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이들을 정의하고 있다. 산재보험법 제125조에서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계약의 형식과 관계없이 근로자와 유사하게 노무를 제공함에도 「근로기준법」등이 적용되지 아니하여 업무상의 재해로부터 보호할 필요가 있는 사람”으로 설명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해당되는 직종은 대통령령(제125조)에서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

[표 1] 대통령령이 정하고 있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직종
① 보험설계사
③ 학습지 교사
⑤ 택배기사
⑦ 대출모집인
⑨ 대리운전기사
② 건설기계를 직접 운전하는 사람
④ 골프장 캐디
⑥ 퀵서비스기사
⑧ 신용카드회원 모집인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산재보험법상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엄밀히 말해 모든 ‘특고’를 포함하지는 않는다. 산재보험법상 ‘특수형태고용종사자’에 해당하는 직종 외에도 더 넓은 의미의 ‘특고’에는 가사도우미, 간병인, 육아도우미, 방과후 강사, 화물기사, 스포츠 강사 등이 존재한다. 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산재보험법상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약 50만 명으로 추정되는 반면, ‘특고’는 약 166만 명으로 추정된다고 한다.1)

*1) 정흥준, “특수고용형태근로종사자의 규모 추정에 대한 새로운 접근”, KLI 고용노동브리프 제88호, 2019, 한국노동연구원

‘특고’는 노동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는가?

노동법은 크게 두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최소한의 근로조건을 규정하고 사용자에게 이를 준수해야 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는 근로기준법·최저임금법·산업재해보상보험법 등 개별적 노동관계법과,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의 단체교섭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관계를 규율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등 집단적 노동관계법이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특고’는 근로자와 자영업자 사이의 애매한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아래에서는 이러한 ‘특고’ 노동법의 적용여부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하겠다.

ㆍ ‘특고’는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는가?

‘특고’는 일반적으로 근로자들과 같이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업무위탁계약’, ‘용역계약’ 등의 계약을 체결한다. 이러한 계약형식은 근로자가 아니라 자영업자와 유사한 면이 있지만, 그들의 실제 업무수행을 보면 일반적인 근로자와 유사한 면이 많다. 그러한 점에서 ‘특고’도 근로자들을 보호하는 노동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특고’는 노동법, 특히 근로자들의 최소한의 근로조건을 규정하고 있는 근로기준법의 적용 범위 밖에 놓여 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특고’는 근로자와 유사하게 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렇듯 ‘특고’가 근로기준법의 적용 점위 밖에 놓여 있는 이유는 근로기준법의 특성에 따른 것이라 볼 수 있다. 먼저 근로기준법에서는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고 나아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강한 사용종속(지휘감독)관계를 요구한다. 근로기준법에서는 이러한 근로자를 적용대상으로 하기에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면 근로시간, 휴게시간, 휴가 등의 최저기준을 정하고 있는 근로기준법의 모든 규정을 적용받지 못하게 된다. 그동안 학계에서의 논의와 판례를 통하여 이러한 근로자의 범위를 넓게 보려는 시도가 진행되었지만, 여전히 ‘특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ㆍ ‘특고’는 노동조합을 결성할 수 없는가?

근로자는 위에서 살펴본 근로기준법을 통하여 최저 근로조건을 보호받을 수 있고, 노동조합을 결성하여 사용자에게 근로조건의 유지·개선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권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을 통하여 보장받고 있다. 이러한 노동조합법도 근로자2)를 적용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근로기준법과 같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강한 사용종속(지휘감독)관계를 요구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하여 2018년 6월 학습지교사의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성이 문제가된 대법원 판결에서 “노동조합법과 근로기준법의 입법목적에는 차이가 있고,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노무제공관계의 실질에 비추어 노동3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는지의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하고, 반드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한정된다고 할 것은 아니다”고 설명하고 있다.3)

위 판결 이후에도 대법원은 방송연기자4), 매점운영자5), 카마스터(자동차 판매원)6) 등에 대하여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성을 인정하였다. 따라서 과거 ‘특고’로 분류되던 이들에게도 노동조합을 결성하여 사용자에게 근로조건의 유지·개선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인정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노동계에서도 주로 ‘특고’의 노동권 보장과 관련하여 주로 근로기준법의 전면 적용을 주장하는 대신 ‘특고’의 단결된 힘을 통해 ‘특고’에 맞는 노동조건을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노동조합법의 전면 적용을 주장하고 있다. 다만, ‘특고’의 경우 노동조합을 결성한다고 하더라도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사용자 개념에 대한 문제와 단체교섭 창구단일화제도 등의 문제는 남아있다고 할 수 있다.7)

위에 살펴본 근로자 및 ‘특고’ 등의 노동법 적용범위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2) 노동조합법에서는 근로자를 달리 정의하고 있다.
노동조합법 제2조 제1호 “근로자”라 함은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임금·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를 말한다.
*3) 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4두12598, 12604 판결
*4) 대법원 2018. 10. 12. 선고 2015두38092 판결
*5) 대법원 2019. 2. 14. 선고 2016두41361 판결
*6) 대법원 2019. 6. 13. 선고 2019두33712 판결
*7) 박은정, “특수형태고용종사자에 대한 법적보호”, 「사회적대화」 통권 9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2019, p.42~43

‘특고’와 산재보험법

ㆍ기존 ‘특고’의 산재보험 내용과 논의

‘특고’는 근로자와 유사하게 노무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법, 특히 근로기준법 등 개별적 노동관계법을 적용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하여 과거에도 많은 지적이 있었다. 2000년대 초 ‘특고’의 보호필요성과 관련된 논의가 시작되었고, 2007년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가칭)」이 국회에 제출되었지만 통과가 무산되었다. 그러나 2007년 산재보험법 개정을 통하여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산재보험법상의 보호를 인정하는 규정은 시행될 수 있게 되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산재보험법 제125조는 “계약의 형식과 관계없이 근로자와 유사하게 노무를 제공함에도 근로기준법 등의 적용되지 아니하여 업무상의 재해로부터 보호할 필요가 있는 사람”, 즉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게 산재보험법의 적용을 인정하고 있다. 최초 이 법이 시행될 당시에는 비록 산업재해 영역에 한정되기는 하지만 최초로 ‘특고’에 대한 노동법적 보호가 인정되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한계가 부각되었다.

첫 번째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해당되기 위한 까다로운 요건이다. ①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지만 업무상 재해로부터 보호할 필요성이 있어야 하며, ② 노무제공의 전속성·계속성·비대체성의 요건이 갖추어야 하며, ③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의 적용 직종(표1 참고)에 해당해야 한다.

두 번째는 가입방식의 차이이다. 일반적인 근로자의 경우 사용자를 보험가입자로 하여 ‘당연적용’ 또는 ‘강제가입’을 원칙으로 한다. 이 때문에 근로자는 사용자가 산재보험에 가입했는지에 관계없이 업무상 재해가 발생했다면 산재보험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경우 산재보험법의 적용을 원하지 아니하는 경우 적용제외를 신청할 수 있고 신청한 날의 다음 날부터 적용에서 제외가 된다(산업재해보상 보험법 제125조 제4항, 제124조 5항 참고). 따라서 임의적 탈퇴를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보험료 부담방식에서도 차이가 있다. 일반적인 근로자의 경우 사용자가 보험료를 전액 부담하는 반면,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경우 원칙적으로 사업주와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각각 2분의 1씩부담하게 된다.8)

이처럼 현재 산재보험법상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보험적용과 관련하여는 그 대상에 해당하기 위해서도 까다로운 요건을 갖추어야 하며, 가입방식과 보험료 부담방식으로 인하여 그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8) 박찬임 외, “일자리 형태의 다양화 추세와 산재보험”, 한국노동연구원, 2016, p.18~20.

ㆍ2020년 7월 1일 개정 산재보험법 시행령

그동안 산재보험법상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직종이 협소하다는 평가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산재보험법 시행령 개정을 통하여 기존 9개 직종에서 전속성과 업무상 재해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직종인 방문강사, 방문서비스 종사자 등을 추가하여 13개 직종으로 확대하여 시행한다. 또한 앞으로 돌봄서미스 종사자 및 IT 업종 프리랜서 등 적용 직종이 더욱 확대될 예정이다.

[표 2] 2020. 7. 1. 개정 산재보험법 시행령 추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직종
① 방문판매원
③ 방문설치기사 및 방문수리기사
⑤ 방문강사(과거 학습지 교사 포함)
② 방문점검원
④ 화물차주
 

‘자영업자’의 고용보험과 산재보험

최근 근로자에서 확대된 ‘전국민 고용보험’이 논의되고 있지만, 현재에도 자영업자(또는 중소기업 사업주)가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제도가 실행되고 있다. 다만, 근로자의 경우 당연적용 또는 강제가입의 대상이지만 자영업자의 경우 본인의 희망하여 가입하는 경우에 적용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혹시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사업주들도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하여 실업급여와 산재보험과 같이 유사한 혜택을 희망하는 경우에는 참고할 만한 제도이다.

‘자영업자(또는 중소기업 사업주)’의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의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자영업자 고용보험 중소기업 사업주 산재보험
가입방식본인의 희망에 따라 가입 본인의 희망에 따라 가입
가입대상근로자를 사용하지 않거나 50명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근로자를 사용하지 않거나 300명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보험료 산정·납부고용노동부 장관이 고시하는 ‘기준보수(7등급)’ 중에서 선택한 기준보수 × 보험료율 고용노동부 장관이 고시하는 ‘적용보수액 및 평균임금(12등급)’ 중에서 선택한 기준보수 × 보험료율
비고연장급여, 조기재취업수당 등은 적용제외

□ 미래의 논의

최근 고용노동부는 ‘전 국민 고용보험제도’ 도입을 위한 첫 단계로 ‘특수고용직 노동자, 플랫폼 노동자 및 예술인들의 고용보험 적용’부터 시작한다고 발표하였다. 이처럼 고용보험과 관련된 논의는 ‘특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4차 산업혁명 이후 ‘특고’의 영역은 확대되고 있고 미래에도 다양한 직종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법률상의 ‘근로자’라는 개념에 따른 구분은 무의미해질 수도 있다. 과연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노동법상 ‘근로자’인지 여부에 따른 노동법 또는 사회보장제도의 적용이 아니라, 그러한 개념에 국한되지 않고 노무제공의 실질에 있어서 노동환경이나 산업재해, 고용안전망 확보 등 사회보장의 필요성이 인정된다면 그들에게 보호를 확대할 수 있는 고민의 기회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점에서 ‘전 국민 고용보험제도’의 논의는 우리의 일하는 현실을 들여다 보고, 우리의 일하는 미래를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