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 기업부채 왜 위험한가?

BY 홍익희   2020-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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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조 달러규모의 기업어음(CP)을 매입하겠다고 밝힌 데다, 트럼프 행정부도 1.25조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재정정책을 발표했음에도 어제 미국 시장의 다우지수는 6.3% 폭락한 19.898.92에 마감되었다. 연초 3만선을 넘보던 다우지수가 결국 2만 선 밑으로 추락한 것이다. 이로써 올해 들어 30% 이상 폭락했다. 공포지수(VIX)도 여전히 76.45에 머물러 있다. 시장이 겁내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어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24% 이상 하락하며 배럴당 20달러까지 추락했다. 1월 초 기록한 배럴당 65.65달러의 1/3 아래로 떨어진 셈이다. 18년만의 최저치이다.

이렇게 석유가격이 떨어지면 우리와 같은 비산유국에는 좋은 일이긴 하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초가삼간을 다 태울 수 있는 핵폭탄이 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셰일업체의 배럴당 생산단가가 30~40달러라고 하니 많은 업체의 부도가 예상된다. WTI가 배럴당 30달러 초반 대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미국 석유업체는 엑손모빌 등 5곳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런 가격이 지속된다면 미국 셰일업체의 초토화가 예상되는 이유이다.

이렇게 국제유가가 또다시 폭락하면서 에너지 관련 투기등급 회사채 가격 역시 폭락할 것으로 예상되어 이제는 회사채 시장의 공포를 넘어 이와 연결된 파생상품 시장의 붕괴 공포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석유가 폭락은 러시아가 사우디와의 석유 감산 합의에 불가방침을 외쳤기 때문인데, 이번에 러시아가 미국을 제대로 혼내고 있는 셈이다. 왜 시장이 회사채 시장에 대한 공포에 떨고 있는지 그 이유를 한번 살펴보자. 지난 10여 년간의 초저금리는 정말 많은 기업부채를 생산해냈다. 3월 14일 CNN에 기업부채의 위험성에 대한 기사가 하나 떴다. 세계 경제를 침몰시킬 진짜 위협은 19조 달러 규모의 위기등급 회사채라는 기사의 주요내용은 아래와 같다.
- 투자적격 등급 중 최하위 등급인 BBB등급 회사채는 10년 전의 48조 달러에서 현재 75조 달러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 2011년에는 BBB등급 회사채는 전체 시장의 1/3 가량이었는데. 이제는 전체 기업부채의 거의 절반에 달한다. - 코로나바이러스와 유가폭락으로 인해 에너지, 항공, 관광, 자동차 기업들의 채산성이 크게 악화되어 관련 회사채들의 이자를 못 낼 위험이 커졌다. 이는 회사채로 인한 신용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 이런 회사채는 은행이 아니라 사모펀드나 헤지펀드, 연기금펀드 등이 주로 가지고 있는데, 여기서 신용등급이 하나만 더 떨어져도 금융기관들은 회사채를 대거 팔아야 하고, 그러면 금융시스템에 큰 충격이 와서 기업들은 구조조정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아래 그래프는 기업부채가 미국 GDP의 45%를 넘어섰을 때 경제위기가 왔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지금은 이미 46%를 넘어선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