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16일부터 시행되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파헤치기

BY 김소리   2019-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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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의 조직 구조는 주로 연공서열을 전제로 한 수직 모형이었습니다. 즉. 근속기간이 오래되거나 연장자가 사업장 내에서 상급자의 지위를 대부분 차지하고, 업무의 중요 부분의 참여 및 지시의 주체였습니다.

그러나 급격한 산업구조의 변화를 거치면서 한국 사회의 전반적 조직 구조는 서구의 수평적 조직 구조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더 이상 연장자가 중요 보직을 독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능력 있는 인재가 팀장으로서 역할을 차지하고, 개인의 능력을 평가하여 임금 등의 보상체계를 설계하도록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형식적으로 대기업부터 정착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아직 수직적 조직 구조는 많은 부분 남아 있습니다. 수직적 조직 구조는 직장 내 구성원, 특히 업무 명령을 받는 하급자의 상태나 의사보다는 지시자나 조직의 필요에 의해 일방적으로 업무를 결정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 과정에서 하급자는 원치 않은 업무 수행을 강요받거나 하급자의 노력 등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채 당연히 해야 할 의무로만 취급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또한 하급자의 의견을 무시하는 등 조직 전반인 소통 문제가 발생하고 종국적으로 우수한 젊은 인재들이 더 이상 조직에서 이탈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많은 기업에서 조직 내 계층 간 소통 관련 교육을 하고 있지만, 직장 내에서 여러 가지 문제로 젊은 근로자층은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고, 국가에서는 더 이상 민간 차원에서 이 문제를 자율적으로 해결할 수 없음을 인정하였습니다. 이에 2019년 7월 16일 근로기준법에서는 대한민국 전 사업장의 직장 내 괴롭힘 전면 금지규정을 시행할 예정입니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라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정확히 무엇이 직장 내 괴롭힘이고, 회사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을 예방 및 발생 시 처리 방법에 대해 인지하고 계시는 분들이 많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이번 글에서는 새로 시행되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에 대해 전반적으로 살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1. 직장 내 괴롭힘은 무엇인가요?

많은 분이 직장 내 괴롭힘의 정의를 문의하고 계십니다. 이에 대해 개정 근로기준법 제76조의 2에서는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76조의2(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이하 "직장 내 괴롭힘"이라 한다)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위의 조문 내용만으로는 상당히 추상적으로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보다 구체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이 성립하기 위한 요건을 분설해 보겠습니다. 첫째, 괴롭힘의 주체는 사용자나 직장 내의 근로자, 또는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파견된 근로자입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부분은 파견근로자는 적법하게 파견된 근로자를 의미하고, 용역계약을 통해 원청과 함께 근무하는 하청 소속 근로자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둘째,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괴롭혀야 합니다.
우위성이란 행위자의 괴롭힘 행위에 대해 피해자가 저항 또는 거절이 어려울 가능성이 있는 실질적으로 높은 관계에 있을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같은 직급 내라도 근속 연차에 따라 실질적으로 상하 관계가 있다면 우위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위가 있다고 판단되는 모든 관계에서 괴롭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개인 대 집단의 우위, 학연 또는 지연에서 오는 속성, 정규직인지 여부, 노조 가입 여부 등과 같은 관계에서도 우위성 여부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셋째, 우위성을 ‘이용’하여야 합니다.
행위자가 직장에서의 지위나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한 것이 아니라면 직장 내 괴롭힘이 성립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직장 입사 동기의 괴롭힘의 경우 실제로 지위나 관계를 이용한 괴롭힘이 아니기 때문에 괴롭힘을 인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넷째, 신체적·정서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켜야 합니다.
앞서 제시한 사업장 내 구성원들이 지위의 우위를 이용하여 근로자가 제대로 근무할 수 없는 환경을 조성하여야 합니다. 이때 행위자는 피해자에게 괴롭힐 의도가 없더라도 결론적으로 행위자의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느꼈거나 근무환경이 예전보다 나빠졌다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위의 요건들을 충족시켰다면 직장 내 괴롭힘의 발생 장소가 사업장 내부가 아니더라도 성립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외근지나 회식 장소, 사적 공간 또는 메신져 등을 통해서도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2. 직장 내 괴롭힘의 예시

고용노동부에서 2019년도에 발간한 직장 내 괴롭힘 판단 및 예방 대응 매뉴얼에서 다음과 같은 경우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은 행위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ㄱ. 폭행 및 협박 행위
직·간접적 물리적 힘을 행사하는 폭행이나 협박행위는 사실관계만 확인되면 괴롭힘 인정 가능
ㄴ. 폭언, 욕설, 험담 등 언어적 행위
- 제3자에게 전파되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할 정도로 판단되면 인정 가능
- 지속·반복적인 폭언·욕설은 피해자의 인격권을 심각하게 해치고 정신적인 고통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인정 가능
ㄷ. 사적 용무 지시
개인적인 심부름을 반복적으로 시키는 등 인간관계에서 용인될 수 있는 부탁의 수준을 넘어 행해지는 것은 업무상 필요성이 없는 행위이므로 인정 가능
ㄹ. 집단 따돌림, 업무수행 과정에서의 의도적 무시·배제
사회 통념을 벗어난 행위로서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선 행위로 인정 가능
ㅁ. 업무와 무관한 일을 반복 지시
근로계약 체결 시 명시했던 업무와 무관한 일을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지시하는 행위가 반복되고 그 지시에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선 행위로 인정 가능
ㅂ. 과도한 업무 부여
업무상 불가피한 사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업무에 대해 물리적으로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마저도 허락하지 않는 등 그 행위가 타당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선 행위로 인정 가능
ㅅ. 원활한 업무수행을 방해하는 행위
업무에 필요한 주요 비품(컴퓨터, 전화 등)을 제공하지 않거나 인터넷·사내 인트라넷 접속을 차단하는 등 원활한 업무수행을 방해하는 행위는 사회 통념을 벗어난 행위로서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선 행위로 인정 가능


3.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조치

업주는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를 예방할 의무뿐만 아니라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하면 이를 조사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의무까지 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 조사에서 주의할 사항은 피해자가 이 사건 처리 과정에서 보복 조치와 같은 2차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보호함과 동시에 직장 생활을 다시 예전처럼 정상적인 관계가 회복될 수 있도록 보호해주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합니다. 당장 사업장에서 7월 16일 이후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하는데 이에 대한 적정한 처리 절차가 없다면 직장 내 성희롱 처리 절차 시스템이나 고용노동부의 직장 내 괴롭힘 판단 및 예방 대응 매뉴얼에 있는 내용을 참조하여 처리하는 방법을 권유해 드립니다.

직장 내 괴롭힘은 피해자뿐만 아니라 제3자도 사업주에게 조사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업주는 직장 내 괴롭힘의 피해자 또는 신고자에게 이 건으로 인하여 불이익 조치를 할 수 없고, 만일 이들에 대한 불이익 조치를 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4. 행복한 근무환경 정착에 대한 염원

직장 내 괴롭힘 방지의 실천으로 가장 중요한 점은 서로 존중함에 있습니다. 이때의 존중은 친하게 지내거나 편하게 지내자는 의미가 아닙니다. 지위 고하를 막론하여 한명의 인격체로 서로 기본적인 매너를 지키자는 것입니다.

얼마 전 대형 병원에서 간호사 조직의 ‘태움’이 큰 이슈가 되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끝내 젊은 인재가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였습니다. 이 사건을 두고 피해자가 속해 있던 사업장 및 조직에 대한 많은 비난이 가해졌습니다. 피해자의 조직에 있던 그 누구도 피해자의 이와 같은 선택을 원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서로의 감정을 살필 겨를 없이 살인적인 근로시간과 집단 과로, 그리고 소통 부재가 이러한 참담한 결과를 초래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사업장내 구성원 하나하나 모두 소중한 존재이고, 업무 숙련도나 역량을 떠나 모두 존중받아야만 업무에 대한 열정이 충만하고, 결국 본인이 속한 사업장의 지속 성장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서로를 존중하면서 오늘도 동료 및 하급자에게 친절한 말 한마디와 소통을 하려는 노력이 행복한 근무환경을 만들지 않을까 하는 작은 바람을 내비치며 이번 글은 마무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