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부동산 정책, 과연 규제만이 해답인가? 서진형 사단법인 대한부동산학회 학회장 인터뷰

BY 택스넷   2019-03-26
조회 7978 2
음성으로 듣기
극심한 투기세력으로 인해 연일 치솟는 집값을 막고자 정부가 내세웠던 9․13 부동산 대책. 정부의 의도대로 서울의 아파트 값은 19주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오히려 거래량이 급감하며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계속되는 부동산시장의 침체 현상은 이른바 ‘거래절벽 현상’을 불러오며 투기가 아닌 거주를 목적으로 집을 구하려는 서민들에게도 집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인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는 “현재 주택시장의 침체는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한 과도기일 뿐이며, 장기적인 집값 하락세를 위해서 당연히 거쳐야 할 바람직한 현상”이라는 의견으로 하향안정에 대한 기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어느 순간부터 부동산은 실 거주 목적보다는 시세차익을 위한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내 집 마련을 위한 목적보다도 부동산으로 돈 버는 방법에 대한 고민만 늘어놓는 상황인 것이다. 현재 딜레마에 빠진 부동산 정책은 규제만으로 그 해답이 될 수 있는 것일까. 매매량 급감, 집값 폭락으로 인한 깡통 전세에 불안을 겪고 있는 서민 중산층에게는 부동산시장 안정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
이에 택스넷은 현재 사단법인 대한부동산학회 학회장(경인여자대학교 교수)으로 활동 중인 서진형 학회장을 만나 전문가의 시각에서 바라본 현 부동산 정책에 대한 총평을 들어보았다.

Q. 부동산 거래가 급감에 대한 소식이 연일 이어지고 있는데. 부동산시장의 현 상황은 어떤 편인지. 부동산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국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여러 차례 부동산대책에 대해 발표했다. 여러 번 발표했던 부동산대책들이 현재 시장에 반영되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정책은 크게 수요억제 정책과 공급억제 정책으로 나눠지는데, 현재는 수요억제 정책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흔히 부동산에서 수요억제라고 하면 타인의 자본을 빌려서 매수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현재는 대출 규제 때문에 대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매수자들이 정책의 향방을 살피며 추후에 하락세가 이어지기만을 기다리는 추세라고 보면 된다. 매도자 입장에서는 거래세와 보유세, 양도소득세가 강화되면서 주택을 보유한 사람들은 부동산을 팔기가 어려워진 상황이라 이에 따른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Q. 거래절벽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과는 반대로 이는 일시적으로 그칠 현상에 불과하다는 전망들도 존재하는데. 현 정부의 정책대로라면 우리나라의 거래절벽 현상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왜냐하면 매수자들은 앞으로 거래량이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그 점을 기다릴 것이고, 매도자들은 양도소득세 강화로 인해서 팔수가 없는 상황이다. 매도자와 매수자가 힘겨루기 상태로 버티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거래가 성립이 안 되고 매도호가와 매수호가 간의 차이가 점점 커지기 때문에 당분간은 계속해서 거래절벽 현상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Q. 아직까지도 실수요자들의 체감 거래량이 낮은 편이다. 이에 오히려 공시가격 인상이 혼란을 가중한 것은 아니냐는 의견도 있는데.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주택을 쉽게 살 수 있는 정책들을 펼쳐야 하는데 부동산의 경우 사실 실수요자보다도 자본이득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편이다.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에 대비해서 구매하는 것이지, 실수요자라고 하더라도 가격이 오를 기대가 없다면 부동산 거래를 하지 않을 것이다. 정부에서는 이와 같이 시장 자체가 장기적으로 침체 내지는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심리로 인한 대출 규제 때문에 오히려 부동산 매수가 더 힘들어진 상황이다.
어쨌든 실수요자들은 투자 중심보다는 이용중심으로 목적을 바꿔야한다. 본인의 경제규모, 상황을 잘 고려하여 본인이 평생 거주할 수 있는 집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Q.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대상 확대로 주택 소유자들의 부담이 더 커졌다. 실질적으로 고가주택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종부세에 대해 갖는 부담은 어느정도일지. 현 정부는 종부세나 부자세의 개념을 도입해서 가진 사람들에게 세금을 많이 징수하여 복지정책에 사용하겠다는 정책기조를 가지고 있다. 종부세 부담 대상자들이 확대되었다고 하더라도 종부세를 납부하는 사람들은 충분히 정부 또는 시장과 힘겨루기 상태로 버틸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의 경우에는 조세전가효과가 가장 많이 나타나는 재화 중 하나다. 세금을 많이 내더라도 본인이 직접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임차인에게 전가시켜 임대료를 올리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단순히 종부세를 확대한다고 해도 그 정도의 세금을 낼 능력이라면 오히려 보유하겠다는 전략을 가져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이 택스넷과의 인터뷰를 통해 부동산시장 전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Q. 공시지가 상승으로 인해 1주택자의 보유세 증가로 오히려 세금 저항이 강해질 전망이다. 보유세 인상이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로 예상하는지. 공시가격 상승은 국민들의 세금부담 또한 늘어난다는 것이다. 정부는 서민들의 조세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이번에 종부세 대상에 포함된 주택들이 늘어났고, 일반 서민들이 가진 주택들도 늘어났는데 이에 대한 재산세나 각종 과세가 이뤄지게 될 경우 단순히 공시지가 상승이 원인이라고 얘기해도 소유자들은 와 닿지 않는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세금이 부과된다면 그 나름대로 조세부담에 대한 저항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기준일 전에 증여나 처분과 같이 세부담 완화를 위한 방법들이 속출하고 있는데. 기준일 직전에 처분하는 것이 효과가 있는 것인지. 절세방안에는 정말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예를 들어 매도 시 양도소득세를 납부하는데 증여를 하게 되면 증여세를 낸다. 이 둘의 비율은 사실 비슷하지만 증여세의 비율이 아주 조금 더 낮은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증여할 경우에도 한 사람에게 증여를 하는 것이 아닌 세 사람에게 나눠서 증여를 한다면 그만큼 증여세율이 낮아지지 않나. 그래서 증여를 하는 것도 세부담을 완화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사실 부동산의 경우에는 혈연관계가 아닌 이상 증여를 통해서 재산을 주는 것이 일반적이진 않다. 일부 계층의 경우에는 사전증여를 통해 세금을 줄일 수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증여를 통해 절세하기보다는 오히려 보유 전략을 펼칠 가능성이 더 높다.

Q.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 마련되어야 할 보완대책들이 있다면. 일단은 부동산 정책들이 단기적인 측면보다는 장기적인 측면을 고려해서 수요조절 정책, 공급조절 정책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호랑이가 곶감보다 더 무서워하는 것이 세금’이라는 얘기도 있지 않나. 그런데 세금 때문에 국민들이 부담을 얻거나 이에 대해서 저항하는 심리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부담할 수 있을 정도로만 정책을 펼치고, 장기적으로 보유세를 높이고 양도세를 줄이는 방향으로 세제가 개편되어야만 시장이 살아나고 부동산이 소유중심에서 이용중심으로 변화할 수 있다.
그 다음은 서민이나 주거취약계층에 대해 정부에서 일정부분 임대주택을 반드시 공급하여야한다. 10%정도는 임대주택으로 정부가 책임지고 공급해서 주거취약계층이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현재는 5년, 10년 단위로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있는데 이 방법은 옳지 않다. 영구임대주택을 지어서 공급하여야만 서민의 주거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