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회사의 복지포인트는 임금일까 아닐까?

BY 박소민   2019-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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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직원들의 자기계발, 건강관리, 가족친화, 문화 레저생활 향유 등을 위해 복지포인트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 바, 이러한 복지포인트도 임금에 해당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고 그에 따라 복지포인트의 통상임금성도 함께 문제가 되었습니다.
복지포인트가 임금에 해당하는지에 관해서 아직까지는 법원 판결이 일관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나 최근 복지포인트를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는 하급심 판결이 속속 나오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쟁점이 되는 부분은 복지포인트를 임금으로 볼 수 있는지, 사용범위가 제한되는 경우에도 임금으로 판단할 수 있는지, 복지포인트가 이월되지 않고 환급되지 않는다고 해도 근로자에게 확실히 지급된 임금으로 볼 수 있는지 등의 여부입니다.


복지포인트 임금인가? 아닌가?

복지포인트를 둘러싼 논쟁은 복지포인트가 임금인지 여부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먼저 "현금도 아니고 수치상의 개념인 포인트를 임금으로 볼 수 있느냐(①)"와 "사용하고 남은 포인트가 다음해로 넘어가지도(이월) 않고, 그 사용처도 제한됐는데 이를 근로자가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임금으로 볼 수 있느냐(②)"가 그 쟁점 사항입니다.

우선,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은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복지포인트가 근로기준법이 정한 ‘통화지급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느냐가 문제됩니다.
다음으로 복지포인트가 현금처럼 모든 곳에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해가 넘어가면 소멸하는데, 과연 처분권이 근로자에게 귀속됐다고 해석할 수 있는지도 문제됩니다.

이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하급심 간 결론이 엇갈린 바 있습니다.
가령, 2016년 1월에 선고된 서울고등법원 판결(2015나2016215)이나 2017년 2월에 선고된 서울북부지방법원 판결(2016가단117138)은 임금성을 부정하는 입장입니다.
재판부는 "복지포인트는 정해진 기간 내 사용을 원칙으로 하고, 미사용 포인트를 금전으로 청구하거나 다음 연도로 이월해 사용할 수 없다. 임금은 근로자에게 금전 결제가 된 경우에만 지급됐다고 볼 수 있고, 관념적 수치인 포인트만으로 임금을 확정적으로 취득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포인트 사용용도는 사용자가 허락한 범위로 제한하고 있으므로 이는 근로기준법 제43조의 임금의 통화, 전액, 직접, 월1회 이상 정기지급의 원칙에도 반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반면, 2017년 4월에 선고된 광주고등법원 판결(2016나10426)이나 국민건강보험공단 사건(서울고법 2016나2083847)에서는 복지포인트의 임금성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위 ①쟁점과 관련해서 통화지급의 원칙을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에도 불구하고, 제43조 제1항 단서가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임금의 일부를 공제하거나 통화 이외의 것으로 지급할 수 있다."고 있다고 규정한 것을 근거로 그 임금성을 긍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어 ②쟁점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용도 제한이 있지만 사용 범위 내에서는 사용이 자유롭고, 그 사용에 대해 회사가 간섭하거나 정산을 거절할 수 없으므로 통화와 다름이 없고, 이월이 되지 않지만 (이미) 처분권한이 이전됐으므로 실제 사용여부와 관계없이 임금(에 해당한다)"이라며 사실상 통화로 지급한 것과 같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이월되지 않는 것이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고 봤는데, 복지포인트도 일단은 근로자에게 처분권이 귀속된 엄연한 임금이며, 다 쓰지 않아 자동소멸하는 것도 결국 근로자가 자율적으로 판단해서 내린 결과에 불과하다는 취지입니다.
이 외에도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5호를 보면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일체의 금품이 임금으로 인정되고 있고, 그렇다면 복지포인트도 엄연히 근로의 대가"라며 추가적인 복지포인트의 임금성 인정 근거를 들고 있습니다.

또 다른 공공기관에서 복지포인트를 다룬 사건으로 2017년 8월에 선고된 근로복지공단 사건(서울고법 2016나2036339)이 있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은 근로자에게 카드 포인트 형식으로 맞춤형 복지포인트를 배분하고, 근로자가 정해진 물품이나 용역을 구매하고 복지포인트 차감 신청을 하면 회사가 그 결제대금을 지급하는 맞춤형 복지포인트 제도를 두고 있었습니다. 소송이 제기되자 공단도 으레 다른 피고들처럼 포인트가 이월되지 않는 점과 "포인트를 무급휴직자에게도 지급했고, 보수규정의 보수에도 속하지 않으며, 포인트 지급여부도 임의사항으로 규정됐다."며 회사 규정상 복지포인트는 근로의 대가가 아닌 호의에 불과하다는 항변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에서도 법원은 복지포인트 용도 제한과 시간 제한(일정 기간 지나면 소멸)은 이미 부여받은 복지포인트의 사후적 활용에 불과하다고 봤습니다. 또 이미 직원들이 복지포인트 전체에 대한 처분권한을 보유했으므로 확정적으로 지급된 임금이라고 판단한 1심을 그대로 인용해 근로자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통상임금 판단기준에서 요구하는 일률성∙고정성에 해당하는가?

2013년 통상임금과 관련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12다89399, 2012다94643 판결) 이후로 법원은 어떤 급여항목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원칙적으로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을 그 판단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통상임금의 요건 중 특히 문제가 되는 고정성이라 함은 근로자가 제공한 근로에 대해 성과 등 추가적 조건과 관계없이 당연히 지급될 것임이 확정 돼 있는 성질을 말합니다.

통상임금성을 부정한 위 서울고등법원 판결(2015나2016215)에서 재판부는 "근로자는 물품을 구매한 후 포인트를 통한 결제신청을 하고 이를 회사가 결제 승인해야 비로소 이익을 얻는다. 결제신청이라는 조건이 성취되지 않는 한 그 금전지급이 확실히 예정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복지포인트 배정은 매년 재정상황 등을 감안해 노사합의에 따라 달라지고 있어서, 근로 제공 시점에 포인트 배정이 확정될 수 없다는 이유로 고정성을 부정했습니다. 이어 "12월 입사자에 대해서는 포인트 지급을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며 일률성도 부정해 통상임금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복지포인트가 근로자의 근로 제공시에 아무 조건없이 급여액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회사의 승인 등 별도의 조건을 거친 다음에 비로소 확정되기 때문에 고정성이 인정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반면 근로복지공단 근로자들이 제기한 소송(서울고법 2016나2036339)에서는 재판부가 "배분받은 복지포인트 중 일정 포인트로 단체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하고 나머지 포인트는 후생복지관에서 정해진 물품 내지 용역을 구매하면서 직접 사용하거나 복지카드를 이용하여 구매 후 복지포인트 차감 신청을 해 그 결제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사실이 있음에도 일정한 기준에 따라 임직원에게 복지카드를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하고 있어…소정근로를 제공하기만 하면 매 월마다 그 지급이 확정된 것이라고 볼 수 있어 고정적인 임금인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가족포인트나 회사의 은혜성 복지포인트도 근로의 대가로 보아야 하는가?

가족수당이 포인트로 나가는 형식도 문제가 됐습니다. 위 서울고등법원 판결(2015나2016215)에서 재판부는 가족포인트의 경우 가족의 유무, 가족의 수와 같이 근로 가치 평가와 무관한 사항을 조건으로 보아 지급되는 것이라 일률성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복지포인트의 성질 문제라기보다는 2013년 전합판결에서 대법원이 가족수당은 부양가족 수에 따라 지급액이 달라지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해, 부양가족 수에 따라 달라질 경우 통상임금이 아니고, 부양가족 수와 관계없이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경우엔 일률성이 인정돼 통상임금이다.라고 판단한 해석에 충실한 것으로 보입니다.

복지포인트가 회사의 호의, 은혜로 제공된 것인지에 대해서도 하급심 간 의견이 엇갈렸는데, 이를 부정하는 재판부는 임금을 근로제공에 대해 지급받는 부분과 생활보장적 부분으로 2분할 법적 근거도 없다.며 복지포인트는 어디까지나 근로의 대가라고 보고 있습니다.

복지포인트 제도는 기업에서 계속 존속할수 있을까?

사실 그동안 복지포인트는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였습니다. 일부 하급심에서도 통상적으로 복지포인트는 이를 사용한 후 영수증을 첨부해 특정시점까지 신청해야 결제가 이뤄지고, 사용용도가 제한돼 있으며, 다음연도로 이월하거나 금전청구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를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복지포인트를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는 해석이 고등법원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2013년 통상임금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오기 전에는 복지포인트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판례나 견해는 찾아보기 힘들었고 고용노동부 지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는 애초에 기업이 통상임금 상승 부담은 없이 근로자에게 혜택을 주고 싶어서 만들어진 제도로서 통상임금이 아니라는 것을 전제로 임금체계를 갖춘 곳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기업이 기존에 제도를 설계했던 취지와는 상관없이, 2013년 전합판결에 따라 통상임금성을 예외없이 판단받게 된 만큼, 복지포인트도 일률성-고정성-정기성이 있다고 판단된다면 통상임금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진 때문이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판례의 경향에 따라 복지포인트의 (통상)임금성이 인정되는 법리가 확립된다면, 기업의 입장에서는 복지포인트 제도를 존속시킬 필요성을 느낄지 의문입니다.
물론 대법원의 판단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회사별로 사실관계와 복지포인트 설계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므로 대법원 판단이 추후 복지포인트가 통상임금인지를 일괄적으로 판단해주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봐서는 안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