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의 본질과 전망(2) - 무릎꿇는 중국

BY 홍익희   2018-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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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무릎꿇는 중국

무릎 꿇는 중국, 원화 강세에 대비해야

미국은 지난해 대중 무역에서 3,755억 달러의 적자를 보았다. 이는 미국 전체 무역적자 8,112억 달러 중 47%에 달하는 막대한 비중이다. 이처럼 중국의 무역 파워가 커지면서 미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이 미래 산업 육성전략 <중국제조 2025> 플랜으로 최첨단 산업들을 야심차게 키워 미국을 따라잡겠다는 계획이 미국의 비위를 건드렸다. 트럼프가 중국에 대한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 전쟁을 일으켜 중국을 견제하는 이유이다.

2018년 7월 6일 미국은 예고한대로 340억 달러 규모의 철강과 하이테크 제품 등 중국 수입품 818종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은 미국이 고율관세를 발효시키자 정확히 5분 뒤 이에 대응한 보복조치로 미국과 똑같이 34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과 자동차 등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WTO에 제소했다. 중국이 미국의 농산품을 공격대상으로 한 것은 수량이 많기도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표밭을 타격하는 의미도 강하다. 이렇게 시작된 게 양국 간의 무역 전쟁이다. 이어 양국은 160억 달러어치에 대한 추가 보복관세를 주고받았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서 수입되는 2,000억 달러어치에 대한 보복관세를 예고했고, 5,000억 달러어치의 모든 중국 수입품에 고율의 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압박했다. 2,000억 달러 수입품에 대한 관세도 10%에서 25%로 상향조정할 것을 공식화했다.

이렇게 트럼프가 거세게 밀어붙이는 데는 나름 이유가 있다. 중국이 지난해 미국에 수출한 금액은 5,050억 달러에 달한 반면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물량은 1,550억 달러에 불과해 무역전쟁 측면에서는 중국의 맞대응 카드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는 이참에 중국을 단단히 손볼 요량이다. 이번 무역전쟁의 본질은 중국의 부상에 대한 미국의 견제이다. 이른바 ‘투키디데스 함정’에 걸린 것이다. 투키디데스 함정이란 아테네 역사가 투키디데스가 주장한 것으로, 급부상한 신흥세력이 세력 판도를 흔들면 결국 기존 강대국과 무력충돌 한다는 이론이다. 미국은 궁극적으로 중국의 도전을 포기시키겠다는 것이다. 플라자 합의로 일본의 야망을 꺾었듯이.


거부된 중국의 성의, 망가진 시진핑의 자존심

사실 무역 전쟁이 터지기 전에 미국과 중국은 타협점을 찾기 위해 물밑협상을 통해 노력했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농산물과 에너지 제품을 중심으로 미국으로부터의 수입물량을 거의 50%나 늘리겠다는 700억 달러 규모의 제법 통 큰 선물을 준비했었다. 그런데 트럼프가 이 선물을 받지 않고 코웃음 치며 냉대했다. 일단 상대방을 극단으로 몰아넣고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 트럼프 스타일이라지만, 그는 시진핑의 자존심에 엄청난 상처를 준 셈이다.

그럼 왜 트럼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강수를 두었을까? 두 가지로 해석이 가능하다. 하나는 11월 중간 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쇼일 수 있다. 민주당의 텃밭인 제조업 지역을 공략하는 데는 안성맞춤 전략이라고 본 것이다.

또 하나는 중국이 더 이상 커지기 전에 차제에 중국에게 미국의 힘을 보여줄 필요를 느꼈을 것이다. 더 이상 커지기 전에. 게다가 중국의 미래 산업 육성전략인 ‘중국 제조 2025’ 뿐 아니라 중국의 ‘일대일로’ 팽창주의 전략목표도 눈에 거슬린다. 이는 미국의 첨단 하이테크 산업에 대한 도전이다. 지금도 트럼프는 중국이 미국의 지적재산권을 매년 3,080억 달러 어치나 도둑질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의 요구사항, 위안화 절상

지난 3월 무역 전쟁이 시작한 이후 달러 가치는 8월 중순 기준, 7.5%가 올라간 반면, 위안화 가치는 8%나 떨어지면서 양국 간 환율전쟁 위기감이 높아졌다. 트럼프는 이를 문제 삼아 관세 폭탄과 더불어 위안화 절상을 동시에 요구하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이 과거 일본과 벌인 무역전쟁과 환율전쟁에서 엔화의 대폭절상을 이끌어낸 1985년 `플라자 합의`가 오버랩 된다.

지금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의 47%가 중국으로부터 기인하는데, 이는 과거 플라자 합의 직전에 일본 한 나라에 51%나 집중되었던 것과 비슷하다. 미국은 이러한 요인이 지나치게 저평가된 위안화 환율에 기인한다고 보고 오는 10월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외에도 미국은 중국에게 ▲대미 무역흑자 감축 ▲미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인하 ▲지식재산권 보호 ▲중국 진출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의 공격을 맞받아친다면?

중국도 미국의 관세 공격에 굴하지 않고 결연히 맞서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이게 그리 만만치 않다. 우선 중국으로서는 보복관세를 물릴 무역 물량으로서는 아예 맞설 수 없다. 그렇다면 극단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사생결단식 수단이 ‘미국국채 팔기’와 위안화의 평가절하를 통한 ‘환율전쟁’이다.

중국은 미국 국채를 약 1조1800억 달러나 보유하고 있다.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 국채를 대량 매도하면 국채 가격이 급락해 미국의 시중 금리가 가파르게 올라 미국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선택은 자해 행위일 뿐 아니라 공멸의 길로 접어들기 십상이다. 중국 외환보유고의 미국국채를 내다팔면 국채 값이 떨어져 중국 역시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미중 무역 전쟁이 시작된 이후 위안화 가치가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환율전쟁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는 위안화 절하를 문제 삼으며 전면전에 나설 태세이다. 관세 폭탄과 위안화 절상 카드를 동시에 꺼내들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이 과거 일본과 벌인 환율전쟁에서 엔화의 대폭 절상을 이끌어낸 `플라자 합의`가 미·중 간에 재연되는 것 아니냐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여기에 맞서 중국이 진짜 인위적인 위안화의 평가절하로 맞선다면 더 큰 화를 자초할 공산이 크다. 경쟁국들이 자위적 차원에서 각국 통화의 평가절하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을 불러올 수도 있는 사안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으로서는 초강경 무역전쟁과 환율전쟁 양쪽으로 독수를 쓰지 않을 수 없으며 더 나아가 군사적 대응도 할 수도 있다.


미중 환율전쟁 시작되면 중국 뿐 아니라 세계 금융시장에 엄청난 충격 예상

미중 간 무역 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대되면 세계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이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휘말릴 우려가 다분하다. 이런 연유로 세계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중 환율 전쟁이 전 세계 외환시장뿐 아니라 주식, 원유, 신흥시장 등 다양한 자산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위험자산과 유가 가치는 급락하고, 러시아 루블, 콜롬비아 페소, 말레이시아 링깃 등 원자재 수출에 의존하는 나라의 통화가치가 급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통신은 “아시아는 수출에 유리하도록 자국 통화를 약세로 가져가는 나라가 많기 때문에 아시아 중앙은행들도 바빠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출처; “미중 환율전쟁 세계 금융시장에 엄청난 충격줄 것”-블룸버그, news 1, 2018. 7. 21, 박형기 기자)


중국의 근본적 위기, 경상수지 적자 전환

최근 중국경제에 근본적인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무역수지 흑자가 점점 줄어들고 자본수지 적자가 늘어나면서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섰다. 수출 지상주의로 국가경제를 이끌어 왔던 중국 경제가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올해 1/4분기 경상수지가 17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은 중국의 올해 1분기 무역수지는 534억 달러 흑자였지만, 관광을 포함한 서비스수지에서 762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함에 따라, 총 경상수지가 282억 달러의 적자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무역수지 흑자 규모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5% 줄어들었다. 다행히도 2분기 경상수지는 58억 달러 흑자로 돌아섰지만 결국 상반기 전체의 경상수지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그런데 무역전쟁으로 중국의 수출이 더 줄어들어 경상수지적자 폭이 확대된다면 중국으로서는 견디기 힘든 치명타가 될 공산이 크다.


중국의 버블과 기업들의 부도사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기가 동반 침체국면으로 들어가자, 중국은 그들의 경제성장 계획과 높은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 돈의 힘에 많이 의존했다. 일례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선진국 경제가 마이너스(-) 3.5% 침체에 빠졌는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9.2%로 매우 높았다. 이후에도 중국은 유동성의 힘으로 무리한 경제성장을 견인해왔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기업부채가 크게 늘어났다. 중국 정부와 민간부문의 부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8년 169%에서 2017년에는 300%를 넘어섰다. 특히 기업부채가 같은 기간 GDP의 92%에서 167%로 증가했다.

지난 10여 년 중국의 M2(광의의 통화) 공급량은 세계 최고였다. 그들의 GDP 대비 M2 비중은 2.1배에 달하는 반면 미국은 제로금리에 이어 4차례나 양적완화를 통해 유동성을 풀었음에도 0.9배에 불과하다. 중국이 얼마나 많은 돈을 풀었는지 알 수 있다. 당연히 지금의 중국 경제에 거품이 많이 끼어 있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중국의 고민이 있다. 인민은행은 올 초부터 버블이 만연해 있는 중국 사회의 ‘거품’ 빼기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하고 공격적인 긴축정책을 펴왔다. 그러던 차에 무역 전쟁이 터지자 순식간에 위기에 봉착했다. 그렇지 않아도 긴축으로 인한 자금난에 수출마저 급감하게 되자 상당수 기업들이 부도 위기에 내몰렸다. 최근 인민은행이 정책을 바꾸어 시중은행에 기업들에 대한 유동성 공급을 적극적으로 늘리라고 지시한 것은 중국 정부의 위기감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다.

무역 전쟁이 격화되자 중국 대기업의 부도가 잇따르면서 중국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신용등급이 무려 AAA였던 <상하이화신국제> 회사도 부도를 냈다. 중국의 최대 수출국인 미국이 관세폭탄으로 사실상 시장을 닫아버리자 상당수 중국기업들이 자금 압박에 휘청거리다 부도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올 들어 7월 말까지 중국 기업이 발행한 채권의 디폴트 규모는 333억 위안으로 이미 작년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3)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