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의 본질과 전망(3) - 미국의 목표

BY 홍익희   2018-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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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 미국의 목표

미중 무역 전쟁의 궁극적 목표는 중국의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의 개방

미국의 공격은 삼각편대 공격으로 유명하다. 미국 정부가 깃발을 들면 앞장서는 행동대 역할은 월스트리트의 헤지펀드들이다. 그리고 미국 연방준비이사회는 통화정책으로 그 뒷배를 봐준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의 공격 패턴이 그랬다.

미중 무역 전쟁의 궁극적 목표는 궁극적으로 중국의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의 개방이 목표다. 미국은 제조업 수출로 돈을 버는 나라가 아니다. 환율이 제조업 수출 증가에 미치는 역할은 미미하다. 그들이 궁극적으로 노리는 것은 중국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의 완벽한 개방이다. 미국은 해외에 투자한 금융자본으로 돈을 버는 나라다. 곧 ‘금융국가’인 것이다. 그들의 주특기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상대국의 금융시장과 외환시장 개방이 선결조건이다.


중국, 은행업 전면개방하고 외국인의 금융 경영권 장악 용인하다

중국의 4대 은행이 세계 글로벌 기업의 최상위층을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중국은행들이 세계적으로도 규모가 크고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그런데 중국 정부가 이 은행들의 전면개방과 더불어 외국자본의 경영권 장악조차 용인하는 정책을 8월 23일 밤 전격 발표했다. “중국 정부가 은행업을 외국자본에 완전히 개방했다.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는 8월 23일 밤 홈페이지를 통해 관련규정을 개정, 은행과 자산운용사의 외국인 투자지분 제한을 없앤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6월 축소된 외국인 투자 네거티브 리스트를 발표하면서 금융업과 철도, 전력 인프라 분야에 대한 외국인 투자 개방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중국 정부는 은행업을 전면개방하고, 증권사, 펀드관리, 선물사, 생명보험사의 외국자본 지분을 51%까지 확대하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또 2021년까지 51%의 지분제한 역시 전면 폐지할 예정이다.”(출처; ‘중국, 은행업 완전개방…외국자본 지분제한 폐지’, 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2018. 8. 24)


중국이 무역전쟁 확전 막으려 위안화 절상에 착수한 듯

여기에 더해 중국 정부는 위안화 절상에 본격 착수한 듯하다. 최근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8월 24일(금) 1%에 이어 27일에도 0.3%나 강세를 보였다. 그런데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중국 정부가 개입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먼저 위안화 약세에 베팅하는 헤지펀드들의 준동을 막기 위해 중국 외환시장 창구인 홍콩의 위안화 선물시장을 문단속하고 위안화에 대한 정부개입을 천명했다. 아래 기사를 보자.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 당국이 위안화의 추가 약세를 막기 위해 본격적인 개입에 들어갔다. 5일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3일 밤 성명을 통해 지속되는 위안화 하락을 막기 위해 오는 6일부터 외환 선물거래에 20%의 증거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위안화 선물환을 거래할 때 위험 증거금으로 거래액의 20%를 중앙은행에 예치해야 한다.”(출처; ‘中 위안화 지탱 나섰다…선물환 거래에 20% 증거금 부과’, 연합뉴스, 정준호 특파원, 2018. 8.5)

“8월 25일자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전날 성명에서 위안화가 급격히 절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위안화 기준환율을 정하는 데 있어 ‘경기대응요소’(counter-cyclical factor)를 다시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의 공격을 둔화시키려는 조치로 보인다. 기준환율 결정 과정에서 환율바스켓에 담기는 다른 통화들의 움직임뿐 아니라 당국의 판단에 따른 조정도 가미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조치로 시장은 위안화 절상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참고로 위안화는 지난 4월에서 8월 중순까지 달러화에 대해 10% 가까이 절하됐다.”(출처; ‘中, 위안화환율 경기대응 요소 재도입…절상 기대’, 연합뉴스, 진병태 기자. 2018. 8.25)


원화 강세에 대비해야

중국은 우리 수출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최대 수출시장이다. 게다가 양국 간 경제 관계가 갈수록 깊이 연결되고 있다. 그런 만큼 우리 원화는 위안화와 연동성이 크다. 최근 1년간 연동성이 0.8이다. 1에 가까울수록 연동성이 큼을 의미한다. 위안화가 절상되면 따라서 원화가 절상된다는 뜻이다. 이는 달러의 약세를 의미하기도 한다.

원화의 절상은 경제학적으로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수입물가가 싸져서 국민경제 특히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가 싸진다는 뜻이다. 반면에 수출기업들에게는 가격경쟁력 약화로 수출 경쟁이 어려워진다는 의미이다. 원고에 대응하는 우리 수출기업들의 단단한 각오와 치밀한 대응전략이 요청된다. 다만 여기에 변수가 있다. 한미 간 금리 격차가 크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가 충족되어야 한다. 지금도 미국의 기준금리가 우리나라에 비해 최대 0.5%가 높은데, 만약 이번 9월 달에 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그 격차가 더 벌어진다. 원화 강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곧바로 달러 강세에 직결되지는 않지만, 채권 금리를 올려 달러 자본의 회귀 가능성은 높아진다. 잘못하면 외환보유고가 빈약한 개발도상국들이 외환위기에 휩쓸릴 수도 있다.


우리 주식시장에는 호재인 듯

위안화 절상은 우리 원화 뿐 아니라 우리 증시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증시는 위안화와의 연동성이 크다. 위안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우리 증시도 그와 비례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더구나 미중 간 무역 전쟁 이후 미국 증시는 상승세인 반면 중국 증시는 매우 휘청거리고 있다. 중국 증시는 지난 5개월 20%나 하락한 반면 미국 증시는 7.5%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시장이 이번 무역전쟁의 진행결과를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증표이다.

이 와중에 우리 주가(KOSPI)도 올 상반기에 7.9%나 떨어져 중국의 영향을 받고 있다. 하지만 한국 증시는 중국 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견고한 장세를 유지하고 있어 외국인 투자가들이 위안화 보다 원화를 선호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외환시장이 폐쇄되어 있는 반면에 우리 외환시장은 개방성이 높아 핫머니의 출입이 자유롭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한국이 ‘현금인출기’라 불리는 이유다. 그러다 보니 외국인 투자가들이 위안화 보다는 위안화 연동성이 큰 원화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한미 간 금리 격차가 크지 않다면, 외국인 투자자는 환전한 원화로 유동성이 풍부한 주식 곧 삼성전자 등과 같은 대형주를 매수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환차익과 주식거래 차익을 동시에 노리고자 할 때 헤지펀드들이 즐겨 사용하는 방법이다. 게다가 주식을 담보로 원화 대출을 일으켜 다시 주식을 사면 이론상 거의 무한대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마냥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미국도 중국 못지않게 다급하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미국경제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다 보니 물가지수 상승폭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부터 미국경제가 가파르게 살아나면서 인플레이션이 서서히 가시화됨에 따라 연준은 금리인상을 올해 4회, 내년 3회 정도 하겠다고 수시로 으름장을 놓곤 했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였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폭은 2.9%였으며 금리인상 결정의 주요지표인 근원물가지수도 통화정책 목표치 2%를 훌쩍 넘긴 2.4%에 달했다. 이는 갈수록 더 높아질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중국제품에 부가한 25%의 관세폭탄으로 수입물가 역시 뛰기 시작하면 더더욱 감당하기 어려워진다. 그러다 보니 연준은 올해 추가 금리인상을 예정대로 2회 정도 더 예상하고 있다. 9월과 12월.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있다. 지금 미국의 기준금리는 8월 현재 1.5~2,0%인데 여기에 0.25%씩 두 번을 인상하면 기준금리가 2.0~2.5%가 된다. 이는 현재 미국 장기금리의 기준인 10년물 국채 금리가 2.8~3.1% 사이에서 움직이는데 이 역시 금리가 올라 마의 3%를 훌쩍 넘길 공산이 크다는 이야기이다. “1954년 이래로 미국 경기는 9번의 순환을 거쳤는데, 장단기 금리차이(국채 10년과 2년 수익률 차이)가 역전되고 평균 10개월(순환기간에 따라서 5~16개월) 후에 경기정점이 왔다.”(출처; ‘미중 무역전쟁과 주식시장’, ifs POST, 2018. 7.9, 김영익 서강대 교수)

지난 6월 장단기 금리차이가 0.38% 포인트로 2007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었는데. 8월 30일 현재는 더욱 좁혀져 0.20%에 불과하다. 미국 경기가 정점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과열로 치닫고 있는 경기를 식혀 성장세를 좀 더 오래 유지하려면 긴축으로 돌아서야 하는데 트럼프는 오히려 감세정책과 과도한 재정 팽창정책으로 역방향 주행을 하고 있다.


불안한 채권시장

세계 자산시장의 규모는 외환>상품>채권>주식의 순서이다. 채권시장이 주식시장보다 훨씬 더 큰 시장이다. 지금으로서는 순식간에 불붙을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시장이 채권시장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난 10년간 연준과 EU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은 제로 금리로도 모자라 사상 초유의 양적완화를 통해 국채시장에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해왔다. 이들 중앙은행들이 쌓아둔 채권규모만 약13조 달러다. 이는 미국 연간예산의 3배 정도 규모이자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외환보유액 보다 많은 금액이다.

전 세계 채권의 시가총액은 지난 15년 사이에 3배가 많아져 약 100조 달러에 달하는데, 문제는 채권 관련 파생상품 총액은 그 5배가 넘는 550조 달러에 이른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속화되면 시중금리가 치솟아 채권가격이 떨어짐과 동시에 채권 관련 파생상품 가격이 요동을 치면서 채권시장에서 자금이 순식간에 유출되는 펀드 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곧 채권 투매가 일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주식시장 붕괴보다도 더 위험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제는 중국의 외면과 일본의 무기력으로 쏟아지는 채권을 받아줄 큰손들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이를 만석이 든 극장의 화재에 비유하고 있다. 불이 나 관객들이 아우성치며 탈출하려는데 출구가 좁아 대형사고로 이어질 우려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채권가격이 더욱 가파르게 폭락하면서 주식시장 또한 위험해진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채권시장의 동향을 눈여겨보아야 하는 이유이다.

2008년도에도 파생상품이 사고를 쳐 글로벌 금융위기가 도래했었는데 어째 파생상품이 또 사고를 칠 것 같다. 문제는 대부분의 파생상품 거래가 장외에서 이루어져 규제가 허술하고 누가 어느 정도의 파생상품을 소유하고 있는지가 불분명해 사고가 터지면 순식간에 시중에 자금경색이 오면서 신용위기로 치닫는다는 점이다. 우리 금융기관만이라도 파생상품에 함부로 손대지 않길 바란다.


기축통화국의 딜레마

미국으로서는 사실 재정적자를 보아야 달러를 발행할 수 있고, 경상수지적자를 보아야 달러를 세계에 공급할 수 있다. 기축통화의 시뇨리지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과정이다. 이를 달러의 ‘트리핀 딜레마’라 한다. 곧 과도한 무역적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미국의 생존에 위협이 되고 그렇다고 무역적자를 줄이면 경상수지적자가 줄어들어 달러 공급에 차질이 온다. 무역적자를 줄이는 것과 기축통화의 시뇨리지 이익을 향유하는 것 가운데 어느 것이 미국의 국익에 더 유리한지는 미국이 판단할 일이지만,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달러의 기축통화 이익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이는 곧 미국이 무역전쟁을 끝까지 고수할 생각이 아니라 중국의 금융과 외환시장 개방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이야기다.


중국도 이번 기회에 반성해야

사실 중국도 이번 기회에 반성해야 한다. 그동안 주변국이나 개발도상국들이 중국의 횡포에 번번이 당해왔다. 중국과 무역을 하거나 중국에 투자 진출한 우리 업체들 가운데 중국의 무대포식 횡포에 대한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울분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이 있다.

또 다른 예가 사드 배치로 인한 눈에 안보이는 차별과 비관세 장벽이었다. 차제에 중국 당국과 중국 기업들의 국제협약 및 규정 준수와 스마트한 거래관계 전통의 확립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