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기업 및 정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BY 오문성   2019-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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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1월 9일 일본으로 출장을 가는 홍길동씨는 인천공항으로 가기 위해 아파트 주차장에서 자동차에 올랐다. 자동차 안에는 자동차의 방향을 변경하는 장치인 운전대(steering)와 제동장치인 브레이크(brake)가 보이지 않고 시동버튼 하나밖에 없다. 시동버튼을 누르니 차에서 어디로 가냐고 묻는 음성이 흘러 나온다. 홍길동씨는 인천공항으로 간다고 답변을 하고 좌석에 눕는다. 차에서는 도착 예정시간이 40분 후라는 음성이 나오고 홍길동씨가 평소 좋아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홍길동씨는 바로 누워서 잠이 든다. 40분 후 도착했다는 음성에 잠이 깬 홍길동씨는 주차를 해달라는 말을 하고 잠시 기다리고 무인자동차는 주차할 곳을 찾아 주차를 하게 된다.

지금까지 서술한 소설 같은 이야기는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미래를 무인자동차를 통하여 보여 준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는 최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용어이면서도 그 의미와 활용방향에 대하여 일반인에게 쉽게 설명하는 자료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러한 이유는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하는 개념의 실체에 대하여 접근하기보다는 무인자동차, 빅데이터, 인공지능, 로봇, 증강(增强)현실 등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분야에 대한 설명이 그 실체를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한 장소는 지금부터 3년 전인 2016년 1월 말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의 이해(Mastering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라는 주제로 논쟁을 벌인 것이 그 시작이 되었다.
1차 산업혁명이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으로 대표된다면, 2차 산업혁명은 전기와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법을 요체로 하는 대량생산체제의 출현, 3차 산업혁명은 컴퓨터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technology, 이하 줄여서 IT라고 한다), 4차 산업혁명은 IT와 타 기술의 결합이라고 설명하면 부족하지만 비교적 적절한 설명이 될 것 같다.

 혁명이라고 하는 용어는 산업과 붙여서 쓰는 산업혁명보다도 정치적인 측면에서 혁명이라는 용어가 더 친숙하게 쓰이기는 한다. 산업혁명이든 정치적인 용어로서의 혁명이든 모두 ‘변화를 가진다’라는 의미인 것은 우리의 경험으로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산업혁명이라고 부를 정도의 산업계의 혁명은 새로운 기술의 등장보다는 그 새로운 기술로 말미암아 생산성의 큰 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은 IT와 타 기술의 융합기술을 통하여 우리에게 어떠한 생산성의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가 관심사라고 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그 미세한 움직임과의 짤막한 만남

 필자는 1990년대 초 지금 생각하면 정말 의미 있는 기업을 목격한 적이 있었다. 필자의 한 지인이 하고 있는 사업이 그 당시로는 흔치 않은 사업 분야라고 생각했다. 일정 모집단의 특성을 찾아내어 그 패턴을 연구하는 사업이었는데, 예를 들면 어느 지역의 거주자의 연령대가 좋아하는 색깔, 소비하는 제품의 특성 등이었는데 매출액은 크지 않았으나 매출처가 대기업계열 광고회사였다. 그 당시에도 그러한 자료가 광고회사에서 어떠한 목적으로 사용되는지는 생각 하였으나 그러한 사업이 생소한 시기였고 그 회사의 사업이 지금까지 지속될 정도로 잘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부터 근 30년 전에 이 사업을 시작한 지인은 지금 생각하면 시대의 선구자였으나 너무 일찍 뛰어들어 성공하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인 분야인 빅데이터를 사업에 활용하기 시작한 단계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 분야

 4차 산업혁명을 언급할 때 대표적으로 나오는 단어들을 보면, 인공지능(AI), 빅데이터(Big data), 로봇, 무인자동차 등이다. 이러한 분야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4차 산업혁명의 중요한 특징을 추출해 낼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분야의 공통점은 IT와 다른 기술의 융합적인 특징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다. 그러므로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Key Word)는 융합(convergence)이라고 생각한다. IT와 다른 기술의 융합이 괄목할만한 변화를 이루어내고 있는 것은 발전 속도가 빠른 IT의 변화가 다른 기술의 발전에 영향을 미쳐 다른 기술의 변화도 빠르게 이루어지게 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이 무인자동차 시장에 진입을 시도했던 것은 IT를 기반으로 자동차시장에 뛰어 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기업전략

 4차 산업혁명에 기업이 대응하기 위한 필수조건은 데이터의 수집이다. IT의 발달을 기업에 실제 도움이 되게 하기 위해서는 유용한 데이터의 수집이 필수적이다. 데이터의 처리를 통하여 얻어낸 정보가 그 기업의 영속성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전에 필요 없다고 생각한 데이터가 필요할 수도 있고 예전에는 정보처리 비용 때문에 포기했던 데이터도 IT의 발달로 그 처리가 용이할 수 있기 때문에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의 필수 요건으로 부각되는 것이 많은 데이터를 수집해 놓고 있는 것이다.

 빅데이터가 4차 산업혁명에서 차지하는 중대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필자가 90년대 초 조우(遭遇)했던 지인의 사업이 그 빅데이터의 미동이었다면 지금은 모든 분야의 빅데이터의 활용이 눈부실 정도이다. 쉽게 표현하면 기업은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소비자 선호의 미묘한 변화는 빅데이터를 통하여 읽혀진다. 소비자의 마음을 알고 있는 기업 은 실패하기 힘들다.

  제조업의 경우 제조업을 기반으로 IT가 접목되어 생산된 제품의 시장성 확대는 필연적이다. 독일의 자동차회사 메르세데스 벤츠가 무인자동차를 만들고 있고 IT 기업인 구글과 애플이 무인자동차 시장에 뛰어 든 것을 보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궁금할 것 같다. 하지만 구글은 2016년 12월 운전대가 없는 완전한 무인차를 포기하고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와 협업하여 무인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수준으로 후퇴하게 된다. 무인 자동차의 경우 IT 기업이 주도하여 만들 수도 있고 자동차를 만드는 제조 기업이 주도하여 무인자동차를 만들 수도 있다. 누가 시장에서 우세하게 될지가 관심의 대상이다.

 핀테크(FinTech)는 금융과 IT의 합성어로서 인터넷 및 모바일공간에서 각종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을 말한다. 모두(冒頭)에서 얘기했듯이 IT와 다른 분야의 융합으로 이루어지는 전형적인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인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이 분야도 IT기업이 주도 할 수도 있고 전통적인 금융업종이 주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무인자동차와 같이 제조업과의 융합을 하는 분야보다는 금융업과의 융합을 하는 분야에서 IT기업의 선전(善戰)이 예상된다. 왜냐하면 자동차 기업의 누적된 기술력의 진입 장벽이 금융업의 진입 장벽보다는 더욱 높을 것이기 때문에 자동차 산업의 경우 자동차 기업이 자체적인 IT 개발을 통하여 완성된 제품을 만드는 즉, IT기업이 완패하거나 IT기업이 개발한 소프트웨어(이하 S/W라 한다)를 자동차 회사에 판매하는 IT 기업의 제한적인 참여가 예상되지만 금융업의 경우 IT 기업의 시장 지배력이 시간이 갈수록 전통적인 금융기업보다 더 강해질 것이라는 예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무인 자동차와 핀테크라는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인 분야를 통하여 논의를 전개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분석이 경제의 중요한 축인 기업이 대응해야 하는 논리가 여기에서 도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혹자(或者)는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 전통적인 제조업은 쇠퇴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필자가 보기에도 일부 맞는 주장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4차 산업혁명의 환경 하에서 살아남는 제조 기업은 그 제조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과 IT의 융합을 시도해서 성공하는 기업이다. 그것이 자체개발에 의한 것이든 기존 IT 기업에서 개발한 S/W를 사오는 것이든 이 두 가지 경우 중 하나를 택하지 않는 기업은 생존하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제조 업종의 경우 IT와의 융합에서 실패한다면 고사(枯死)의 길로 접어드는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한 일이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국가전략

 막을 수 없는 환경인 4차 산업혁명의 진전은 IT와 다른 기술의 융합으로 일차적으로 일자리 감소를 수반할 수 밖에 없다. 일자리의 감소는 인간의 생존의 문제를 건드림으로써 국가운영을 책임지는 정부의 고민은 깊어질 것이다. 현재시점인 2019년 1월에도 일자리 창출이 경제 정책의 주요 이슈이지만 향후에는 더욱 중요한 문제로 대두될 것이다. 무인 자동차, 무인 공장은 사회적 노동인구의 수요를 줄이는 방향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서 이 분야의 문제를 해결할 대책이 없는 정부는 큰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문제는 4차 산업혁명의 환경 하에서 정부가 발휘해야 할 중재자로서의 리더십을 구사해야 하는 분야이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기업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하여 직원을 해고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서 일반 국민이나 노동조합의 입장에서 환영할 수 없는 주제이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문제는 노동시장의 안정성을 침해하는 것과 다름 아니게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덴마크의 노동시장의 경우는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안정성을 조화시키는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어 우리가 참고할 만하다. 덴마크의 경우, 노동시장의 유연안전성(flexicurity)을 유지하기 위해 기업이 필요에 의하여 해고 할 수 있게 하지만 그 대책으로 만족스러운 실업급여와 재취업 교육의 활성화를 통하여 노동자의 입장에서 실업기간의 공포심을 사회적 안전장치로 제거해 주고 있는 경우이다.

 다음으로 정부차원에서 해야 할 일은 IT의 발전을 근간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 하에서도 제조업의 중요성은 간과할 수 없기 때문에, 제조업을 육성시키는 정부의 정책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기업전략에서도 언급했지만 제조업의 경우 4차 산업혁명의 큰 파고(波高)속에서도 IT의 접목이 제조 기업의 측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이 말은 제조업의 육성은 새로운 환경 하에서도 당연히 중요한 수종(樹種)사업이 될 것이므로 제조업을 중시하여 기초체력을 강화하는 경제 환경의 조성도 정부가 추진해야 할 중요한 업무이다.

 마지막으로 정부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부분은 빅데이터 확보와 그 처리에 관한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관건은 기업과 정부 모두 빅데이터를 확보하고 처리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인데 이러한 능력은 IT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정보화 수준과 관련된다. 우리나라와 우리 기업은 이러한 측면에서 아직까지는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가 향유하고 있는 정보화 수준을 향상시켜 그 경쟁력을 잃지 않게 정책을 펴는 것도 정부가 할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