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근무제 : 과로사회 탈출을 위한 첫걸음(3)

BY 이남준   2018-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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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근무제’ 우려의 목소리도...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됨에 따라 기존에 연장근로나 휴일근로가 만연한 업계는 그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벌써 동분서주하고 있다. 업계뿐만 아니라 해당 업계의 근로자들도 자신들의 실질임금이 줄어들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렇듯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이 산업계에 미칠 영향은 노사 모두에게 적지 않은 듯하다.

우선 연장근로 또는 휴일근로로 장시간 노동관행이 만연한 제조업계를 살펴보도록 하자. 제조업의 경우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 기존의 생산물량을 유지하면서 줄어든 근로시간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서는 추가적 채용이 불가피하다. “줄어든 시간만큼 일할 근로자를 추가적으로 고용하는데 인건비는 동일하게 지급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반문을 할 수 있겠지만, 추가적 채용은 근로시간에 대한 임금뿐만 아니라 사대보험료, 교육·훈련비용, 복리후생비용, 기타 부대비용 등 추가적인 비용 지출이 예상되기에 기업 측에서 쉽게 결정할 수 없는 문제이다.
제조업 근로자의 경우 근로시간과 임금은 정확한 비례관계에 있어서 힘들더라도 더 많은 시간을 일하면 일할수록 많은 임금을 받게 된다. 근로시간이 많고 힘들더라도 참고 일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밤샘·철야근무가 잦은 IT업계에도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은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IT업종의 경우 소프트웨어 관련 업무의 특성상 예상치 못한 돌발업무가 잦으며, 프로그램의 시범운영, 검수작업 등을 담당하는 근로자의 경우 보통 주 52시간을 훌쩍 넘게 일하고 있다. 기존에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선택적 근로시간제나 탄력적 근무제를 운영하고 있었으나 기존 주 68시간의 준수도 어려운 상태이기에,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은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은 제조업·IT업계뿐만 아니라 운수업, 연구·개발업 등 여타 업계에도 미칠 영향이 지대하다. 일단 ‘주 52시간 근무제’는 시행되었고, 그 시행은 우리나라 산업계의 밝은 미래를 가져다 줄 내용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의 목소리에 대하여 귀를 기울이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우려의 목소리에 대한 단순한 해결이 아닌 그 동안 장시간 노동관행에 대한 반성과 ‘주 52시간 근무제’의 빠른 연착륙을 위한 노사정 모두의 진중한 고민과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근로시간 단축과 근로자 퇴직금

근로시간 단축은 장시간 노동관행 개선, 근로자의 일과 삶의 균형 보장 등 많은 긍정적인 효과가 있으나, 근로자의 현재 임금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실제로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1주 최대 12시간의 근로시간이 차이가 나는 만큼 근로자의 임금도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보전 방법을 고려하여야 하지만, 월 임금의 차이뿐만 아니라 퇴직금에 있어서도 큰 차이를 보이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현재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에서는 근로자의 퇴직일 이전 3개월 동안에 근로자에게 지급된 총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 일수로 나눈 금액, 즉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을 퇴직금으로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퇴직금은 근로자가 퇴직하기로 한 날 이전 3개월의 임금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 금액이 많아지는 것이 핵심이다. 이처럼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근로자의 평균임금이 줄어든다면 퇴직금도 감소하는 영향이 있기 때문에,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서도 퇴직급여 감소를 방지하기 위한 개정 내용이 시행되었다.

하나, 퇴직급여 감소를 예방하기 위한 사용자의 책무

근로시간 단축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퇴직급여제도 중 DC제도를 제외한 DB제도 또는 퇴직금제도를 설정한 사용자의 근로시간 단축으로 임금이 감소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퇴직급여액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사용자는 ① 근로자에게 퇴직급여가 감소할 수 있음을 미리 알리고, ② 근로자대표와 협의를 통하여 DC제도로의 전환, 퇴직급여 산정 기준의 개선 등 근로자의 퇴직급여 감소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하는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32조 제4항).

여기서 DC제도로 전환할 경우 유의할 점은 퇴직금제도 또는 DB제도만을 설정한 사업장에서 DC제도를 추가로 설정하려는 것은 새로운 퇴직급여제도를 설정하려는 경우에 해당되므로 근로자대표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퇴직급여 산정기준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취업규칙 또는 DB제도 규약의 산정기준 변경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는 불이익한 변경은 아니라고 판단되므로, ① 퇴직금제도를 설정한 사업장의 경우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 취업규칙을 변경하여야 하며, ② DB제도를 설정한 사업장의 경우 근로자대표의 의견을 들어 규약을 변경하면 적절한 변경절차를 거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 때 퇴직급여 산정기준을 개선하기 위하여 취업규칙 또는 DB제도 규약의 산정기준을 개선하는 방법은 아래의 기준을 참고하도록 하자. (퇴직금제도 취업규칙)① 회사는 1년 이상 근무한 사원이 퇴직할 경우에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한다.
(DB제도 규약)① 이 제도에 따른 급여수준은 가입자의 퇴직일을 기준으로 산정한 일시금이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의 평균임금에 상당하는 금액이 되도록 한다.
(공통사항)② 제1항에도 불구하고 법률 제15513호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 시행에 따른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하여 퇴직일을 기준으로 산정한 평균임금 수준이 근로시간 단축시점에서 산정한 평균임금 수준보다 낮아지는 경우, 다음 각 호의 방법으로 산정한 금액을 합산한 금액을 퇴직금으로 지급한다.
1. 근로시간 단축 전 계속근로기간 : 근로시간 단축일(ㅇ년ㅇ월ㅇ일)을 퇴직급여의 산정사유가 발생한 날로 보고 단축 전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의 평균임금에 상당하는 금액 2. 근로시간 단축 후 계속근로기간: 퇴직일을 퇴직급여의 산정사유가 발생한 날로 보고 단축 후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의 평균임금에 상당하는 금액

둘, 퇴직금 중간정산 사유 추가

기업이 퇴직한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이유는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으나, 퇴직금의 사회보장적 급여 및 공로보상으로서의 성격을 고려한다면, 퇴직금을 지급받을 조건이 아님에도 중간에 퇴직금을 지급하는 ‘중간정산’은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현재 중간정산이 가능한 경우에는 ① 무주택자인 근로자가 본인의 명의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② 무주택자인 근로자가 주거를 목적으로 전세금 또는 보증금을 부담하는 경우, ③ 근로자 본인 또는 배우자 등이 6개월 이상 요양을 필요로 하는 부상에 대한 요양비용을 근로자가 부담하는 경우, ④ 임금피크제 실시 등으로 인한 경우가 있다.

이번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에서 이러한 퇴직금 중간정산 사유에 “근로시간 단축으로 근로자의 퇴직금이 감소되는 경우(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제6의3)”를 추가하여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근로자의 퇴직금 감소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도록 하였다.

다만, 근로시간이 단축되는 사업장 소속 근로자 누구나 퇴직금 중간정산 신청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중간정산 사유를 추가하는 취지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근로자의 퇴직금이 감소하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실제 근로시간이 단축되어 퇴직금이 감소하는 근로자로 한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임금이 줄어들어 퇴직금이 감소될 수 있는 경우에만 중간정산 신청이 가능하며, 근로시간이 단축되었으나 사용자의 임금보전 등으로 퇴직금이 감소되지 않은 근로자는 퇴직금 중간정산 대상이 아니다.

<‘근로시간 단축’ 관련 주요 개정 내용 전후 비교>
1. ‘1주’ 개념의 명확화
개정 전 개정 후
- 별도 ‘1주’ 개념 규정 없음.
- 1주 최대 근로시간 ‘68시간’
= 40시간(1주 최대 근로시간) + 12시간(1주 최대 연장근로시간) + 16시간(휴일근로 2일, 1일 최대 근로시간 8시간)
- ‘1주’는 ‘7일’
- 1주 최대 근로시간 ‘52시간’
= 40시간(1주 최대 근로시간) + 12시간(1주 최대 연장근로시간)
2. 휴일근로 할증률 명시
개정 전 개정 후
- 휴일근로와 연장근로가 중복되는 경우 중복할증여부에 대한 규정 없음.
- 노동부 행정해석, 대법원(* 최근) : 중복할증 적용 없음
- 휴일근로 할증률 명시
- 1) 8시간 이내의 휴일근로 :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2) 8시간 초과한 휴일근로 : 통상임금의 100분의 100
3. 근로시간·휴게시간 특례업종 대폭 축소
개정 전 개정 후
- 특례업종 26개 - 특례업종 5개(① 육상운송 및 파이프라인 운송업(여객자동차 운송사업 제외), ② 수상운송업, ③ 항공운송업, ④ 기타 운송관련 서비스업, ⑤ 보건업)
- 특례합의 근로자에 대하여 연속 11시간 휴식시간 보장
4. 연소근로자 최대 근로시간 축소
개정 전 개정 후
- 연소근로자 법정근로시간 : 1일 7시간, 1주 40시간 근로
- 연소근로자 연장근로시간 : 1일 1시간, 1주 6시간
- 연소근로자 법정근로시간 : 1일 7시간, 1주 35시간
- 연소근로자 연장근로시간 : 1일 1시간, 1주 5시간
5. 관공서의 공휴일 민간기업의 유급휴일로 의무화
개정 전 개정 후
- 법정 유급휴일
  : 주휴일, 근로자의 날, 연차 유급휴가
- 법정 유급휴일
  : 주휴일, 근로자의 날, 관공서의 공휴일(15일 이상)


‘워라밸(Work-Life Balance)’, ‘저녁 있는 삶’의 안착을 위하여

최근 ‘주 35시간 제도’, ‘PC 셧다운제’ 등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제도를 시행한 대기업과 관련된 소식을 종종 접할 수 있다. 일부 기업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변경된 근로시간을 단순히 법적 수준에 맞추는 것이 아닌 기존의 업계에서는 파격적이라고 평가할 만큼 선도적인 수준의 ‘근로시간 단축’ 관련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선도적 수준의 제도를 시행한 기업들의 저변에는 근로시간 단축을 ‘법적 리스크 회피’의 측면이 아니라 ‘업무생산성 향상’의 측면을 고려한 전략적 선택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근로시간 단축’을 양적·질적 생산량의 감소가 아닌 확대의 지름길로 생각한 것이다.

이번 ‘주 52시간 근무제’ 등을 포함한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된 법 개정은 기존의 장시간 노동시간 관행, 이로 인한 산업재해 증가, 삶의 질 하락 등 우리나라를 과로사회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는 디딤돌의 역할을 할 것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근로시간 단축’이 단순히 근로시간을 제하는 방법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앞서 언급했듯이 현재의 뿌리박힌 노동관행과의 괴리, 근로자들의 임금수준 하락, 중소기업의 경영부담 등 많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 관련 제도 설계지원, 각종 지원금 정책 실시 등 완충요소를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정책 외에도 “근로시간 단축이 경쟁력 약화가 아닌 경쟁력·생산성 향상을 위해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는 계기로써 노사정 모두의 관심과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생각에서 ‘근로시간 단축’은 정부의 정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노사정 모두를 위한 제도이고, 노사정 모두의 이해와 노력이 밑바탕 되어야 우리나라에 올바른 ‘워라밸(Work-Life Balance)’과 ‘저녁 있는 삶’의 문화의 연착륙을 가능하게 하는 지름길임은 분명할 것이다.

근로시간 단축 주요 개정내용 시행 시기
주 근로시간 단축 300인 이상 기업
(*국가, 지자체, 공공기관 포함)
‘18년 7월 1일
특례제외업종 ‘19년 7월 1일
50 ~ 300인 미만 기업 ‘20년 1월 1일
5 ~ 50인 미만 기업 ‘21년 7월 1일
특례업종 축소 21개 제외 업종 ‘18년 7월 1일
5개 유지 업종 11시간 연속 휴식 ‘18년 9월 1일
관공서 공휴일 민간 적용 300인 이상 기업
(*국가, 지자체, 공공기관 포함)
‘20년 1월 1일
30 ~ 300인 미만 기업 ‘21년 1월 1일
5 ~ 30인 미만 이기업 ‘22년 1월 1일
휴일 근로 할증률 5인 이상 18년 3월 20일
18세 미만 근로시간 단축 1인 이상 ‘18년 7월 1일